고려·조선초 호구제도 등 사료 가치 높아 ‘눈길’

600여 년 전 보성군이 발급한 호적 문서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보성군에 따르면 세종 3년인 1421년 보성군수가 발급한 호적문서가 두산동아 고등 한국사 108쪽에 실렸다.
이 문서는 보성군수가 득량면 정읍리에 거주한 보성 선씨 문중에 발급한 것으로 고려시대와 조선 초기 호구제도와 문서양식, 등재 범위 등을 알려주는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주된 내용은 고려 말 왜구의 침입으로 호적문서가 소실된 선씨 가문의 요청을 보성군에서 받아 상급 기관인 호조(戶曹)의 승인을 얻어 발급한 것이다.
이 문서는 그동안 발굴된 호적(호구) 가운데 국보 131호인 이성계 호적(139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원본 호적이다.
조선시대 최초의 호적 관련 공문서로 작성시기와 가치 등의 측면에서 국가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돼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서 위탁 관리하고 있다.
당시 부부간 남녀차별이 없이 동등하게 호적에 등재됐음도 알 수 있어 역사적 자료 가치가 높다.
보성고에 재학 중인 김 모 군(17)은 “국사 교과서에 우리지역 이야기가 실려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며 “우리 고장에 대한 자긍심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성군의 한 관계자는 “향토사학자들과 학생, 지역민에게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교과서 등재를 계기로 지역에 산재한 역사자료의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