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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아픔 어루만지는 리얼리스트 예술가
2016년 06월 03일(금) 00:00



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서 청년작가초대전 열려
역사정신·휴머니즘 구현 등 예술세계 조망 기회

화가 신 창 운



신창운 작가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가장 치열하게 작업하는 작가, 시대정신과 휴머니즘적 가치를 구현해 온 작가가 그것이다.
“화가는 우리 사회와 삶의 모습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허위나 본질을 왜곡하거나 호도할 수 있는 그림은 그리지 말아야죠. 우리 현실을 드러내거나 많은 이들의 상처를 제대로 알고 어루만져주는 그림을 그리는 리얼리스트가 돼야만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것 같아요.”
사회적 실천으로서 예술에 대해 예술가가 해야할 일이 그것이라고 그는 답했다.
광주시립미술관 올해의 청년작가에 선정돼 지난달 28일부터 상록전시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는 신창운 작가를 1일 만났다.


그는 우리의 상흔들, 사람과 땅, 산하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현실의 문제를 담아내자면 예술성이라는 자체도 사치스럽다는 생각”이라고 그는 말했다.
1995년 전남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1997년부터 매년 신작을 발표하며 개인전을 열어오고 있다.
역사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의식을 근본으로 작품은 늘 역사정신과 휴머니즘을 일관되게 표출하지만 표현방식에 있어서는 전시때마다 전혀 다른 시도로 변화무쌍한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화, 서양화, 불화, 설치, 디자인 등 매번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실험정신을 보여주는 형식과 기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성장과 변화과정을 고스란히 볼 수 있도록 미술 입문기부터 최근까지 20년간의 작품 66점이 전시된다. 멀게는 동학 농민혁명에서부터 가깝게는 세월호 참사까지 역사의 긴 스펙트럼을 신창운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풀어낸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 그림의 바탕은 가족사입니다. 역사에 대한 의문, 국가폭력에 대한 많은 사람의 상처, 아픔 등 역사의식을 갖게 된 지점이죠.”
작가는 이승만 정권의 ‘보도연맹’ 사건으로 희생됐던 할아버지와 그로 인해 고문의 고초를 겪어야 했던 할머니, 이런 가족력으로 교사의 꿈을 접어야 했던 아버지 등 그의 가족사가 작품에서 역사를 외면할 수 없었던 바탕이 됐다고 털어놨다.
광주의 아픔을 담은 첫번째 개인전에서 그는 흙과 아크릴물감으로 그린 ‘역사-침묵’ 등의 작품으로 침묵하고 체념하는 대항할 수 없는 무력함 등을 표현해 낸다.
두번째 개인전은 ‘권력’을 주제로 한 설치전이었다. 오케스트라 지휘봉을 권력자의 모습으로 형상화 한 ‘나의 뜻대로 하리라’, 배설물을 등장시킨 ‘나는 모르는 일이다’, 이빨로 묘사한 ‘잘 씹어서 적절히 두어라’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대학원에서 인류학을 공부했고, 전통 민화에도 관심을 가졌던 그는 2008년 인도로 2년간의 유학길에 오르며 이후 본격적으로 인간 심연에 꿈틀거리는 욕망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최근에 선보이고 있는 ‘욕망’ 시리즈가 그것이다.
얽히고 설킨 실타래와 같은 형상이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이글거리는 욕망의 형상들은 덩어리져 스스로 하나의 행성이 된다. 명품과 달러화, 위엔화 등 욕망의 대상들이 화면에 떠다니고 한자를 도상화 한 그림 속 글자는 부패한 권력과 뒤틀린 명예욕을 풍자한다. 가시나 뿔의 형상도 보인다.
그는 “인도에서 모든 욕망을 신으로 만들어 마음의 위안을 얻는 걸 보며 인간 욕망의 시작과 끝은 어디쯤일까를 그림으로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너무 집착하는 것도 욕망이죠.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엉켜있는 내 마음속 욕망의 우주가 점점 보여지며 그림은 내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뭘까.
“작가는 작품으로 우리 삶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줄 뿐이죠. 메시지는 보는 사람이 판단했으면 합니다.”
끊임없이 성찰하고 치열하게 작업을 펼쳐온 작가는 앞으로 또다른 세계를 작품 속에 펼쳐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청년작가에 선정됐던 작가들이 보여준 것처럼 쉬지않고 작품활동을 해 나가며 실험적 작업을 이어갈 뜻을 비쳤다.
“거품에 대한 컨셉을 오래 전부터 고민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동안 쭉 그려왔던 건 견고하게 구축돼 왔던 허위였던 것 같아요. 권력이나 부 이런 것들이나 마찬가지죠. 거품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는 속성이 있는데 견고하게 구축된 것을 거품으로 비유한 작품을 해 보고 싶어요.”
한편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작가초대전은 지난 2004년 이후 매년 개최되고 있다. 만45세 이하의 지역작가 중 뛰어난 창의성과 열정으로 역동적인 작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망 청년작가 1인을 선정해 초대전을 연다.
전시는 오는 7월 3일까지며 개막행사는 3일 오후 5시 상록전시관. 오는 17일에는 ‘작가와 대화’가 열려 신창운 작가의 작품세계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이연수 기자         이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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