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면 팔수록 되레 적자 본다”
광주·전남 태양광업계 ‘패닉’


여름 전력수요 급증 불구 전기 판매가 최저
7월 1㎾h당 60원대…안정적 전력공급 차질
“한전 독점소매시장 경쟁 전환이 선결과제”


고흥에서 수백㎾급 태양광발전소를 운영 중인 A대표는 지난 2010년 태양광 100㎾급을 4억5,000만원을 주고 설치했다. A대표는 설치당시 100㎾ 발전량은 월 약 1만~1만1,000㎾가량 생산할 것으로 추정해 매월 450만원 정도 수익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 들어 한전 구입가격은 2012년보다 150% 이상 감소해 한 달 평균 100만원 이상 손실을 입고 있다.
A대표는 올해 매출장부를 꺼내 보이며 연방 한숨을 내쉬었다. 월 매출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5년 전의 절반수준 이하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A대표는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한전과 계약기간 12년 동안 한 푼도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투자비만 갚아 나가야 할 판”이라며 “겉으론 신재생에너지 보급·육성을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원전건설에만 혈안이 돼 있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력 독점사업자인 한국전력이 킬로와트시(㎾h)당 84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사들여 소비자들에게 112원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이같은 고마진율로 지난해 무려 1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 소규모 영세 지역태양광에너지업계는 오히려 수익성이 대폭 악화되거나 적자수렁에 빠져 대비된다.
21일 광주·전남지역 태양광에너지업계와 한전 전력통계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전이 지역 태양광에너지 업계에서 전기를 살 때 적용하는 전기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은 올해 1월 평균 90.77원으로 출발했다가 2월 87.62원, 3월 87.31원, 4월 75.25원으로 하락세를 이어 갔다. 이어 5월 68.78원, 6월 64.31원, 7월 66.8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7월의 66.39원 이후 7년 만의 최저치다. 5월의 68.78원보다도 3.47원 더 떨어진 것이다. 7월의 SMP는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평균 66.80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6∼8월의 SMP는 각각 84.54원, 81.99원, 88.59원이었고 2014년에는 136.35원, 142.72원, 128.60원이었다. 또 더위가 극심했던 2013년에는 158.13원, 155.29원, 154.19원이었던 것에 비춰 보면 올 여름철의 SMP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올해는 평년보다 두 달 가량 이른 5월부터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했지만 전기도매가격은 오히려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광주·전남지역 태양광에너지업계는 이를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같이 넉넉한 예비력을 확보해 불확실한 미래수요에 대비하고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대로 기저-첨두(또는 신재생)간 수익불균형 현상을 방치하면 자칫 상호보완 기능을 하는 전원생태계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전력 관련 전문가는 “판매사업자가 한전뿐인 구조에선 지금과 같은 정부 주도 수급계획 수립과 인위적 시장개입이 불가피하다”면서 “시장에서의 가격경쟁과 전기료를 지불하는 국민의 의사가 전원믹스에 반영되려면 한전 독점소매시장을 경쟁시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선결 과제”고 지적했다.
한편, SMP 급락에 지역태양광에너지업계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전기를 싸게 구매한 한전은 지난해 전년대비 96.1% 늘어난 11조3,4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0% 늘어난 3조6,0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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