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모 방송사의 장수프로그램 ‘장수의 비밀’을 흥미롭게 보곤 한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나이는 대부분 80대 후반에서 90대, 혹은 100세를 넘기신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다. 이분들이 보이는 공통적인 특징은 여전히 활기차고 역동적이며 긍정적 이라는 점이다. 집에서는 물론이거니와 마을, 사회집단에서도 자신들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으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지극히 평온하고 온화 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가족 구성원간의 신뢰와 사랑. 할머니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깊고도 진실된 가족관계는 의례적인 인간관계와 차원이 다른 진정으로 사랑하는 가족관계를 보여준다. 이들에게선 나이든 노인들이 느끼는 관계단절에 의한 외로움이나 경제적 빈곤을 찾아 볼 수 없으며, 가족들의 따뜻한 보살핌과 주어진 역할 속에서 여생을 편안히 즐기며 살아가는 모습들을 볼수 있다. 이 프로그램이 말하는 노인들의 장수 조건은 다름아닌 가족간의 보살핌과 따뜻한 사랑, 그리고 경제적 여유라는 점이다. 그러나 안타갑게도 이들 주인공처럼 좋은 조건에서 장수와 행복을 누리는 노인들은 우리나라 전체 노인들중 극소수에 불과 하다는 점이다.


노인 ‘고독사·자살’ 증가추세

대부분의 노인들은 경제적 빈곤과 가족의 해체, 인간적 관계단절 속에서 병마에 시달리며 외로운 여생을 살아가고 있다. 첨단의학의 부조속에 인간수명이 언감 100세 시대를 구가하는 이 시대를 노인들 대부분이 죽음보다도 더 외로운 여생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중 상당수 노인들이 독거노인이라는 이름하에 혼자 외롭게 여생을 보내거나, 심지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숨진지 몇주 혹은 몇 달이 지난뒤 뒤늦게 발견되는 고독사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자살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는게 오늘날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100세시대의 어두운 그늘이다. 특히 농촌지역이 많아 노령화 정도가 전국에서도 가장 우심한 광주전남의 경우 위기에 내몰린 노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광주전남의 65세이상 노령인구 비율은 통계청 기준(2000~2015년) 광주 16만6,000명, 전남 37만2,000명으로 인구대비 광주는 11.2%, 전남은 21.1%에 달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중 노령화 정도가 광주는 12위, 전남은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처럼 노인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독거노인 비율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광주의 독거노인 수는 3만9,000여명으로 지난 2010년과 비교해 무려 46%나 증가 했으며, 전체 인구 가운데 독거노인 비율이 광역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독거노인수가 12만 2,000명에 달하고 있으며, ‘고독사’는 지난 2014년 기준 1,000여 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노인들의 생존여건이 갈수록 열악해 지면서 노인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가 높다.
가족간 관계단절에 의한 외로움 이나 경제적 어려움, 질병 등에 내몰린 노인들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위해서는 국가나 지자체 차원의 사회안전망 확보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얘기다.

‘돌봄·경제적자립지원’ 시급

전문가들은 현재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돌봄시스템’을 확대하고, 안정적 일자리 제공 등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꾀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원금 형태의 단순·보완적 대책 보다는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하므로써 자립 발판을 마련하고, 돌봄시스템을 통해 사회관계망을 복원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므로써 독거노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장기적 대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노인들은 우리의 부모님 이자 우리사회를 오늘날 존재하게 한 소중한 분들이다. 이 분들의 노력과 헌신속에 현재의 우리가 있으며, 이 분들의 소중한 경혐을 바탕삼아 미래를 창조 할 수 있다. 그런의미에서 인간수명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노인들의 삶을 보살피고 평안한 노후를 살아 갈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은 우리 자신과 지역과 나라의 미래를 위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일 이다.


/이두헌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