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지원여부 따라 누리예산 대응 방안 모색”

국회서 논의 활발…정치권과 협력해 해결 앞장
사학비리 근절 위해 언론·시민사회 다각적 노력
변화된 입시체제 적극 대응…직무수행 높은 평가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시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문제에 관해 학교용지부담금 300억원 전출로 합의점을 찾아 보육대란은 일단 피하게 됐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어린이집은 보육기관이기 때문에 그에 수반되는 예산은 중앙정부에서 부담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 교육청 역시 관련예산이 바닥을 보여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진행될 누리과정 예산 문제와 해법 그리고 올해 일부 사립학교에서 벌어진 생활기록부 조작사건과 채용비리 등에 대해 장 교육감을 만나 향후 계획등에 대해 들어봤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문제가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아 보육대란은 피하게 됐다. 이번 결과에 대해 만족하시는지.
▲광주교육청에선 미전입 학교용지부담금 500억원을 전출하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광주시는 100억원만 전출하겠다는 생각이어서 당초, 입장 차이가 컸다. 하지만, 조금씩 양보해 학교용지부담금 300억원 전출로 어린이집 누리과정을 편성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 다소 아쉽지만 보육대란을 막을 수 있어 다행이다.

-정부는 법적으로 누리과정 예산은 일선 시·도교육청의 의무라고 주장하는데 교육감님은 평소 보육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각엔 변함이 없으신지.
▲정부조직법이나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다. 보육계획의 수립과 시행, 어린이집의 설치·운영 및 지도·감독 등 어린이 집에 관한 실질적인 사무를 시·도지사가 하도록 규정돼 있다. 특히,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에 쓰이도록 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상의 지원대상도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법률과 상충되는 시행령을 제정해 교육감의 의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린이집은 보육기관이기 때문에 그에 수반되는 예산은 중앙정부에서 부담 하는 게 맞다.

-정부는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예산을 충분히 세울 여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시 교육청의 현재 재정 상황은 어떠한가.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여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올해 3월 실시 한 감사원 감사에서 광주는 400억원이 부족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올해 지방채 발행 규모가 무려 854억원. 이 가운데 727억원이 소요되는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실질적으로 빚을 내서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충분히 편성할 여력이 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억지 논리에 불과하다.

-시와 교육청이 나름 해법을 찾아 누리예산 문제를 매듭지었다. 그러나 내년에도 똑같은 문제와 갈등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복안이 있는지.
▲누리과정 문제는 정부가 누리과정에 소요되는 재원 확보 대책도 없이 교육청 예산으로 전액 부담하도록 강제해 일어난 것이다.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규모와 누리 예산에 대한 국고 지원 규모에 따라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현재 국회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누리과정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재정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진정성 있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올해 광주교육은 불미스런 일이 많았다. 생활기록부 조작사건과 사립학교 채용비리 등 교육청 입장에서 여러 근절 방안을 제시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교육감님의 생각은.
▲먼저, 최근 각종 사학비리가 발생한 것에 대해 시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 사립학교에 실력 있는 교사가 공정하게 채용되고,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청 차원서 건전사학은 지원하고, 비리사학은 엄벌할 생각이다. 특히, 교육청은 ‘채용비리 없는 사학, 비리사학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언론·의회·시민사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각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
생활기록부 조작의 경우, 특정 학교의 일탈로 광주 전체의 위신이 추락하지 않도록 광주교육 신뢰성 회복을 위한 재발방지 대책 등을 마련해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겠다.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학교생활기록부를 정정하는 일은 결단코 막아 내겠다.

-김영란법 시행 후 사회 전반적으로 구체적인 메뉴얼이 없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광주교육청은 혼란을 방지키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광주교육청은 이미 공무원 행동강령을 통해 평소 청렴마인드를 키워왔기에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도 별다른 혼란 없이 차분한 분위기다. 교육청은 김영란법의 취지와 내용을 알리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달 26~28일 까지 본청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 했으며, 28일엔 유·초·중·고 교감(원감)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관련 교육이 이뤄졌다. 또, 29일엔 전체 학교장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 청탁금지법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구체적인 사례 등을 안내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시·도교육감 직무수행 지지도 조사에서 2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어떤 정책이 주효했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비결은 무엇인지.
▲민선 1~2기 교육감직을 수행하면서 청렴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 했다. 학교현장에서 촌지가 사라졌고, 각종 청탁과 비리가 현저히 줄었다. 그 결과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2015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광주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3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직무수행 지지도 1위의 가장 큰 비결은 청렴한 학교를 만든 것이다. 또, 변화된 입시체제에 적극 대응해 학교 교육력을 높이고, 민주와 인권을 존중하는 광주다운 교육을 실시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것도 요인으로 판단된다.

-교육감님은 그 동안 빛고을 혁신학교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성과를 평가 하자면.
▲빛고을혁신학교는 교육 주체들의 자발성에 기초해 학생들의 참된 배움과 성장을 유도하는 학교이며,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운영된다. 선생님·학부모·학생들이 스스로 학교 운영에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교육을 바꿔나가고 있다.
수업도 혁신하고 생활교육도 혁신하고, 학교 운영방식도 혁신해서 정말 모범이 되는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로 운영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도 교육청은 혁신학교를 더 늘려 나가고, 혁신학교의 운영 성과들을 모든 학교로 확산시켜 나갈 생각이다. 혁신학교는 올해 48개 학교를 운영했고, 이번 임기 내에 전체 학교의 최소 20%, 60여개 학교를 혁신학교로 운영할 방침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이어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고 있다. 올해 자유학기제 중간 평가를 하자면.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활동과 진로체험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측면서 매우 의미가 깊다. 시 교육청은 지난해에 미리 전면 시행했기 때문에 올해는 안정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 교육청에선 민주인권체험을 통해 광주 학생들이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또 문화예술체험을 통해 인성과 창의성을 길러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광주형 자유학기제가 더 성공하기 위해선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광주는 이미 지역사회의 대학, 공공기관, 기업, 단체 등 2,000여 곳과 협약을 맺는 등 다양한 체험 인프라를 구축했다. 앞으로 더 많은 체험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야 하고 다양한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 학교에 와서 직접 교단서 강의를 통해 현실적인 이야기 등으로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주요하다고 판단된다.

-학생들의 진학문제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교육청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갈수록 수시 비중이 높아져 올해는 10명 중 7명을 수시로 선발한다. 특히 교과 성적을 비롯해 학교생활 전반을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고 수능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 7월 23일과 24일, ‘2017학년도 수시대비 광주대학입시박람회’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EBS 교육방송과 함께 공동 주최했다.
전국 81개 대학이 참여해 대학별 입시설명회 및 상담부스를 운영했다.
또 1대1 수시 대입상담·대교협 대입지원전략 설명회·모의면접·자소서 및 면접 특강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맞춤형 입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여기에, 교육청 차원서 대입 전형 간소화 대비를 위한 교사·학생·학부모 대상 연수 및 설명회 등을 30여 차례 이상 추진했다. 앞으로도, 10여 차례 더 진행할 계획이며 맞춤형 진로진학 상담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50여명의 대교협 및 진학 전문 상담요원을 활용해 온라인·전화방문 등을 통해 언제라도 1대1 진학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선 학교에 대입 제도 매뉴얼과 수시 상담 프로그램을 제작·배포해 효율적인 진학 상담도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진학과 함께 취업문제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 진학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교육은 소홀하다는 평가가 있다. 시 교육청의 핵심적인 취업교육 정책은 무엇인가.
▲광주교육청은 취업교육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턴 일반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도 직업교육 대안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직업교육 및 대안교육과정은 일반고 진학 후 대학 진학이 아닌 졸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꿈과 끼를 키워 줄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조리, 제과제빵, 토탈뷰티, 에너지융합설비, 스포츠문화예술 분야에 10학급 200명 규모로 (구)광주과학고등학교에 ‘푸른꿈창작학교’를 지난 달에 개원했다. 특성화고 취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선 산업체 현장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산업체와의 산학협력이 절실하다. 또, 산업체 요구에 맞는 학과 개편 및 교육과정 운영, 교사들의 의지, 취업중심 학교를 운영하기 위한 교육여건 개선이 요구된다. 교육청은 이런 문제들을 하나 하나 해결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 능력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각종 취업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고, 취업 역량을 향상시켜 학생들이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광주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고, 중점적인 교육사업은 무엇인가.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맞서 역사교육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교사와 함께 하는 ‘역사 동아리’도 운영하고, 역사교육도 교실에서 교과서로만 하는게 아니라 현장체험학습 중심의 역사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의 항일독립운동 유적들을 돌아보고, 광주민주화운동 유적지를 살펴보는 등 현장체험이 중심이 되는 역사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전부터 계속 추진했던 독서교육도 ‘고전 읽기’ 등의 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에게 인문학적인 감수성을 심어줄 계획이다. /고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