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수년간 공들여 전기차 공동투자 공감대”
광주시 “자동차 100만대 동력…투자유치 올인”
서로 싸우다 ‘헛물켤라’…지역상생 결단 시급


광주시와 영광군이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전기자동차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에 올인한 광주시가 마힌드라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수년 전부터 전기차를 핵심브랜드로 설정, 마힌드라와 접촉면을 늘려 온 영광군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두 곳 모두 ‘헛물’만 켜는 상황도 배제 못해 지역발전을 위한 상생협력과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영광군에 따르면 지난 17일 쌍용자동차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한국법인 딜립 순다람 대표가 영광을 방문했다. 마힌드라측의 영광 방문은 지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 전기차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마힌드라측은 이날 자동차부품연구원과 ㈜DY, ㈜영신테크 등 e-모빌리티 관련기업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광군의 인프라·투자지원 등을 청취했다.
영광군은 내년 6월 준공되는 e-모빌리티 연구센터와 2019년까지 700억원을 들여 완공예정인 실증단지 등 전기차 입지여건을 설명했고, 대마산단의 입지보조금(50%), 시설보조금( 20%) 등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순다람 대표는 “부지와 시설 등 영광군의 지원에 메리트를 느낀다”며 “인도 본사에 상황을 보고하고 차후 본사 실무진과 동행해 재방문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국내 관련기업, 중국 기업과 마힌드라 그룹의 공동투자 실현이 핵심목표다”며 “이번 방문에서 마힌드라측의 긍정적 반응을 얻은 만큼 실질적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광주시가 마힌드라 광주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두 지자체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난 3월과 8월 순다람 사장을 접견한데 이어 11월 중으로 예정된 독일 투자유치 일정에 맞춰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마힌드라 그룹 본사 아난드 회장과 면담을 추진 중이다. 윤 시장이 아난드 회장을 직접 만나 ‘메이드 인 광주’ 마힌드라 전기차 생산을 타진한다는 게 광주시의 복안이다.
광주시는 아난드 회장 면담을 위해 지금까지 세 차례 의견을 타진했으나 아직 구체적 반응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현재로선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의 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마힌드라의 투자실현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마힌드라측에 자동차 100만대 추진계획 등 투자환경과 인센티브 등 조건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아난드 회장과의 면담도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견을 조율하는 등 투자유치가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힌드라와 국내외 기업과의 연계, 부지 및 시설지원 등 수년간 공을 들여 투자실현을 기대하고 있는 영광군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영광군 관계자는 “광주가 투자유치한 중국 조이롱자동차도 우리가 앞서 접촉면을 늘려 왔다”면서 “마힌드라 유치를 위해 관련기업들도 개별적 접촉에 나서는 등 투자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광주시가 영광군의 반발에 대해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는 “소모적 경쟁으로 자칫 광주시와 영광군 모두 헛물만 켤 수도 있다”며 “일자리와 미래먹거리 창출이라는 지역발전을 위해 조율과 상생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945년 설립된 마힌드라 그룹은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나라에 진출해 있는 인도의 대표적인 자동차부문 다국적기업이다. 그룹 내 마힌드라&마힌드라는 SUV, 트럭, 세단, 트랙터, 전기차 2·3륜 자동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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