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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목·보산·창량·물염… 거대한 조각 ‘천하절경’
2017년 03월 31일(금) 00:00



화순 적벽

아름다운 남도 곳곳, 여행하기에 좋은 때죠. 1984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장항(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이 30여년 만에 얼굴을 드러내게 되었는데요. 그 멋진 ‘화순적벽’을 찾아가는 시간입니다.


지금 적벽은 봄물로 가득합니다. 동복호 물빛에 드리운 하늘빛과 옹성산자락의 기운은 매혹적으로 다가오죠.
방랑시인 김삿갓은 ‘무등산이 높다더니 소나무 가지 아래에 있고/ 적벽강이 깊다더니 모래 위를 흐르는구나(無等山高松下在 赤壁江深沙上流)’라고 노래했죠.
‘화순적벽’ 개방은 화순군과 광주시가 상생 발전을 위한 개방으로 노루목과 보산, 두 적벽이 베일을 벗게 되었는데 이 일대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고 1984년부터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이후 30년이 지나 천연,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입니다.
그동안은 수몰지역 주민들에게 설과 추석, 한식 때 성묘나 벌초를 위해서만 허가해 왔는데요. 적벽투어를 시작으로 일반인에 한정 개방된 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으로 떠나 보도록 하죠.
화순적벽은 1519년 기묘사화 이후 화순으로 유배돼 온 신재 최산두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노루목에서 거대한 석벽을 발견한 그가 중국의 적벽에 빗대 명명했다고 전해지구요. 조선 중기의 문신 석천 임억령은 ‘신선의 세계와 다르지 않다’해 ‘적벽동천’이라 했습니다.
조선 중종 때 유배 온 조광조는 사약을 받기 전 배를 타고 다니며 이곳의 절경을 보며 한을 달랬다고 합니다.
조선 중기 대학자 하서 김인후는 적벽시를 지어 화답했구요, 김삿갓도 적벽의 장관에 빠져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풍류 묵객들이 적벽에 들러 적벽의 아름다움을 노래했고 화순적벽은 근대까지 ‘조선 10경’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했죠.
물염-창랑-보산-장항 등 4개 적벽을 아우르는 화순적벽(7㎞)은 전남도 기념물 제60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창랑적벽은 높이 40여m, 길이 100m가량으로 폭도 넓고 웅장하죠. 그 절벽을 따라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구요. 물에 비친 또 하나의 창랑적벽은 마치 유화를 뿌려놓은 듯 아름답죠.
물염적벽은 방랑시인 삿갓 김병연이 생전에 자주 찾아와 시를 읊곤 했다는 곳입니다. 병풍처럼 깎아지른 기암괴석과 노송이 그 밑을 유유히 흐르는 창랑천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죠.
창랑천을 따라 반영되는 풍광은 한폭의 동양화가 따로 없죠. 창량과 더불어 물염적벽은 시비에 둘러싸인 김삿갓 동상이 물염적벽과 나란히 하고, 이곳에 서면 누구라도 시인이 됩니다.
맑은 물이 휘감아 도는 절벽 위의 정자도 멋스럽습니다. 속세에 물들지 않는다는 ‘물염’의 그 의미가 깊은데요. 물염 송정순이 지은 정자입니다. 물염정엔 김인후, 권필 등 조선 선비들이 지은 시문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운치를 더해주구요. 정자를 주변으로 삿갓 시비공원이 옆에 있습니다.
창랑적벽과 물염적벽을 품은 동복댐이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철조망 밖에서 바라봐야 하는 안타까움이 있는데요. 딱 그만큼의 비경에도 감탄사가 절로 납니다.
먼발치에서라도 바라볼 수 없었던 적벽이 있습니다. 바로 노루목적벽과 보산적벽인데요. 산 깊은 동복댐의 한 가운데에 들어가 있어 마주할 수 없었죠. 옛 추억담으로만 전해들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적벽투어를 통해 그 진경을 볼 수 있습니다.
봄물이 들어가는 요맘때 굽이굽이 산 너머로 보이는 산골짜기마다에 파아란 쪽빛하늘을 품은 물빛이 드리워진 동복호. 그 길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가는 봄나들이는 꿈길같은 시간이 되어줍니다.
산의 형세가 노루의 목을 닮았다고 해서 노루목적벽으로 불리우고요. 거대한 암벽이 하늘로 치솟듯 우뚝 서 있어 깎아지른 암벽이 태고의 신비 그 자체죠.
깎아지른 절벽의 높이가 50여m로 물속에 잠긴 것도 35m 쯤 된다고 합니다. 수직으로 약100m 가량 되는 깎아지른 바위벼랑이 서있는 셈이죠. 백아산에서 발원한 동복천이 항아리 형상의 옹성산을 휘돌아 나오면서 이룬 절경인데요.
그 모습이 잔잔한 물에 비춰져 하늘정원에 드리운 아담한 병풍 같이 느껴집니다.
댐이 생기기 전에는 절벽 위에서 낙화놀이가 열렸다고 하는데 해마다 4월 초파일 밤에 절벽 위에 올라가 짚덩이에 불을 붙이고 아래로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불꽃이 떨어지며 물에 잠기는 모습이 환상적이었겠죠. 또, 아래 물에서는 삿대를 저어가며 뱃놀이를 즐겼다고 합니다.
노루목적벽 앞에서 망향정을 품고 있는 작은 적벽이 바로 보산적벽입니다. 장항적벽보다 규모는 작지만 깊게 파인 모습이 세월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보여주죠.
아름다운 동복호에는 고향을 떠나야 했던 아픈 사연들도 있는데요. 동복댐이 건설되면서 정든 고향을 떠난 주민은 창랑, 월평 등 이서지역 15개 마을 5,000여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대대로 이어온 삶터를 떠난 주민들의 가슴아픈 사연들이 메아리쳐 오는 듯도 합니다.
고향을 잃은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적벽의 아름다움을 새긴 적벽동천, 적벽가, 적벽팔경 비도 세워져 있구요. 수몰된 15개 마을의 유래비와 망향탑과 망배단도 놓여 있습니다. 해마다 수몰민들이 명절 때 이곳에서 망향제를 지내고 있죠.
화순적벽을 찾아가려면 호남고속국도 동광주나들목에서 나가야 하구요. 광주 각화동 농산물시장 앞에서 담양 창평방면으로 가다가 고서사거리에서 우회전, 광주댐 쪽으로 갑니다.
식영정과 소쇄원을 지나 유둔재터널을 넘어 구산삼거리에서 우회전 해 이서면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즐길거리
◇적벽투어는 어떻게=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오전 9시30분, 오후 2시 각각 두차례 이뤄집니다. 화순군 누리집(bus.hwasun.go.kr/적벽투어)을 통해 예약하면 됩니다.
방문일 2주 전부터 접수하셔야 한다는 것과 적벽투어 내내 금연해야 한다는 것, 음식물과 주류는 갖고 들어갈 수 없다는 것 잊지 마세요.

◇먹거리= 화순은 먹거리가 많기로 유명한데요, 그 중 흑염소를 빼놓을 수 없죠. 흑염소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허약체질인 사람에게 보약으로 통하구요.
자양강장 식품으로 알려져 최근 더욱 인기가 많습니다. 화순 흙염소는 수육과 탕으로 유명해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죠.


정수정 <내고향TV 남도방송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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