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한달…사라진 물품 없고 주민 소통역할

신안군의 섬마을에 아름다운 양심가게가 생겨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 신안군에 따르면 흑산면의 외딴 도서 중 약 70여 가구에 120여명이 거주하는 오리 마을에 최근 양심가게가 문을 열었다.
오리 마을은 주민들의 70% 이상이 노인들로 구성돼 있다. 초고령화로 인해 힘든 어촌 일을 할 수가 없어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가운데 각종 생필품을 마련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그 동안 오리에는 별다른 가게가 없어 생필품을 마련하기 위해서 흑산도로 20여분동안 배를 타고가 필요한 물건을 구해야 하는 등 거동이 힘든 노인들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오리를 경유하는 도선이 흑산도에 머무는 시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생필품을 사러 흑산도로 와서 돌아가기 위해 도선으로 옮겨 타는 것도 노인들에겐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었다.
최근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오리 청년회가 나섰다.
오리 청년회를 중심으로 마을에서 십시일반으로 1,000만원을 마련해 양심가게로 이용할 마을 회관을 리모델링하고 진열에 필요한 각종 선반 및 물품 등을 구비했다.
양심가게는 청년들이 생활에 필요한 물품 등을 흑산도에서 사서 진열해 놓으면 마을 노인들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 후 금액을 놓고 가는 방법으로 운영 중이다.
김근중 청년회장은 “양심 가게를 운영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으나 사라진 물건은 하나도 없으며 오히려 물건 가격보다 많은 수입금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태 흑산면장은 “양심가게를 통해 주민들 간의 소통이 더 잘되고 이웃의 어려움을 더 살펴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갈수록 삭막해져가는 세상에서 양심가게가 믿음과 인정으로 운영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안= 이주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