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집단민원에 설치 6개월만에 철거키로
시민들 “한치 앞도 못 보는 졸속행정” 비난

현장출동1050 - 봉선동 교통체증


광주 남구가 지난해 말 봉선동 금호아파트 인근 도로의 불법주정차 근절과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교통시설물을 설치했지만, 되레 교통체증이 악화돼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각종 민원이 빗발치자 남구는 해당 교통시설물을 설치 6개월만에 다시 철거키로 해 충분한 현장 확인·검토 없이 추진한 졸속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게 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교통시설물은 남구가 지난해 12월 금호타운 1차 아파트와 더플레이스 봉선오피스텔 사이 도로 약 70m구간에 약 100만원을 들여 설치한 차선분리봉이다. 이 구간은 음식점, 유흥 주점 등이 밀집돼 매일 저녁 몰려드는 차량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남구는 불법주정차와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편도 1차선 도로 중앙선에 차선분리봉을 설치했다. 도로 가장자리 불법주정차를 예방하고,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차량정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남구의 기대와 달리 차선분리봉 설치 후에도 차량들의 도로 가장자리 불법주정차가 전혀 개선되지 않아 교통체증은 더욱 심각해졌다.
차선분리봉만 설치한 후 도로 가장자리 불법주정차 차량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차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불법 주정차 차량과 차선분리봉에 막혀 차들이 오도가도 못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차선분리봉 설치 후 차량통행이 더욱 악화돼 피해를 받고 있다며 민원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처럼 문제가 악화되자 지난 5월 남구 교통과 관계자들과 금호타운 주민들과의 주민간담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불법주정차가 날로 심해지자 불법주정차 단속 CCTV 설치를 요구했지만 남구 교통과 관계자들은 예산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며 중앙선의 차선규제봉의 위치를 옮긴다는 의견을 내놨다.
주민간담회 이후에도 주민들의 민원이 줄어들지 않자 남구는 불법주정차 단속 CCTV 설치 예산을 확보했고, 오는 7월~8월 사이에 설치할 예정이다.
주민 박모씨(42)는 “남구가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 등 후속조치 없이 중앙선에 차선분리봉을 설치했다 철거하면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차선분리봉을 설치할 때도 일부 주민의 민원만 듣고 정확한 현장 검토 없이 취한 졸속한 조치였다”고 비난했다.
남구 교통과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 수렴해 결정했다”며 “CCTV설치는 한 두달 안에 실시될 것이다”고 말했다.

/유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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