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6번째로 펴내는 작품들입니다. 인생의 쉼표 같은 시집이지요."
진도예총 회장으로 활동하는 있는 천병태 시인(60)이 여섯 번째 시집 '바다를 떠난 섬'을 발간했다. 시조는 1부 '섬안의 섬', 2부 '머나먼 떠돌이', 3부 '가슴에 머무는 섬' 등 총 3부 56편의 시로 구성됐다.
천 시인은 태어나서 학창시절 일부를 빼고 나면 평생을 진도에서 살아온 그야말로 진도 토박이다.
'바다를 떠난 섬'을 구성하는 1부의 제목들이 모두 진도 주변의 섬 이름으로 이뤄져 있음에서 보듯 섬과 바다는 그의 삶이자 시와 그를 이어주는 다리다.
거차도, 병풍도, 동거차, 맹골죽도, 팽목항 등 육지에 사는 사람이라면 죽을 때까지 모르고 살았을 섬의 이름들, 세월호 참사가 아니라면 그리 알려지지도 않았을 진도 앞바다의 섬들이 제목으로 나열됐다.
천병태 시인에게 있어서 섬과 바다는 내면을 시어로 형상화하는 단순한 매개체를 넘어 시의 원형으로 자리하고 있다.
"생각하니/내가 헤매던 곳은 언제나/땅끝이었다"('까보 다 호까' 중에서)라며 '자기 위로'의 과정을 밟고 있는 시인, 섬들의 굽이굽이와 바다의 속살까지 꿰차고 있는 시인에게 진도 앞바다 세월호 참사가 시에 녹아는 일은 당연하다. '저문 팽목항'과 '어부 야보고' 두 편은 세월호 참사를 직접 언급한 시다.
진도군 문인협회 관계자는 "천병태 시인의 시는 쉽게 읽히면서도 탁월한 시적 메타포로 울림이 크다"며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남다른 상상력과 긴장미 넘치는 율격 구사도 돋보인다"고 평했다.
천 시인은 "시를 찾아 헤매는 방랑의 길이 너무 거칠었다는 자기 위로가 아니었다면 내 세상은 얼마나 쓸쓸했을 것인가 생각해본다"며 "앞으로도 오롯이 문학인으로 공부하고 글 쓰며 지낼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발간된 시집 판매 인세를 창작, 공연, 전시 등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과 저변확대를 위한 재원으로 사용되는 진도군 문화진흥기금에 전액 기탁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천 시인은 월간 '시조문학'과 '문학예술' 신인상을 통해 문단에 나와 전남문학상과 편운문학상, 전라남도문화상을 수상했으며 전남시인협회장, 펜클럽, 한국시조시인협회이사, 문학예술동인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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