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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차 한 잔<4> 노의웅 화백

"양과동에 노의웅 미술관 문 엽니다"

갤러리·작업실·라운지 갖춰 연말께
가족 전시장 활용…손님맞이 부푼 꿈
여행 풍경 '그림 영산강' 집필 계획도

2017년 09월 01일(금) 00:00

'내가 처음 그린 그림은 도화지도 없고 크레용도 없고 연필도 필요없는 파란 하늘이었다/ 송이송이 구름이 작은 동물과 같고 구름천사와 고운 꽃들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내가 살아가면서 마음 깊이 담아 두었던 귀한 것들을 하늘에서 배웠다…'

노의웅 화백(전 호남대 예술대학장)이 최근 새로 만든 명함에 새겨진 '구름천사' 글귀 중 일부다. 노 화백의 작품세계를 오롯이 전해주는 글귀와 9점의 작품이 명함 안에 병풍처럼 고이 접어 들어있다.

최근 1년여 만에 노 화백을 다시 만났다. 가을하늘 아래 무등산이 마당 너머 그림처럼 펼쳐진 북구 우산동 자택에서다.
나주에서 태어나 5살때 이사온 후 70여년 평생 작업의 기반이 된 이곳 우산동 자택은 곧 재개발에 들어간다고 했다. 이 기막히게 전망좋은 마당앞 풍경도 작별해야 한단다.

호남대 교수로 재직하다 퇴직한 지도 어언 10년이 넘었는데 화백은 퇴직 후 작품활동을 더 왕성히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자택 2층. 화실로 사용하고 있는 공간에 올라가니 작품과 책들이 정갈하게 펼쳐져 있다. 작업실 다른 공간에는 화백이 학창시절 그렸던 작품에서부터 최근작까지 3,000여점에 달하는 작품이 차곡차곡 보관 중이라고 했다.

"요즘 막내 손주 보는 재미에 삽니다."
해맑은 미소를 짓는 화백. 인터뷰 도중에도 돌을 앞둔 손자가 화실 안에 수시로 들어닥치며 방긋방긋 살인미소를 날려온다. 참 평화로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화백은 퇴직 전 두 개의 미술그룹에 몸 담았다. 청동회와 한울회인데 화백이 퇴직 후에도 전혀 외롭지 않은 이유라고 했다. 무려 45년 역사를 가진 청동회와 13년 한울타리처럼 오손도손 지내온 한울회 회원들과의 정기적 교류는 "광주 화가 중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말하는 노 화백의 노년의 귀중한 벗이 됐다.

어려서부터 조그만 전시관 하나 가지는게 꿈이었다는 화백이 올해 안에 그 꿈을 이루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우산동 재개발로 둥지를 떠나야 하면서 남구 양과동에 '노의웅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새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300여평 공간에 30여평은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자택과 수장고, 작업실과 라운지를 갖춰 3개동으로 오는 10월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달여 공사를 마친 후 연말, 또는 내년 1월께 개관할 예정이란다.

"빌려주는 전시관이 아닌 저와 가족들의 전시장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교체해 그림을 걸어도 아마 가지고 있는 3,000점을 죽을때까지 다 못 걸 것 같아요. 요즘 그 생각에 너무 흐뭇합니다."

라운지는 지나가는 이들에게 차 한 잔을 대접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노 화백이 직접 바리스타 교육을 받아 커피에 작품 '구름천사'를 그려 대접할 생각이라며 밝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화백은 KBS1TV 공감다큐사람人에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소개돼 방송을 탔다. '구름천사' 등 어릴적 순수함을 작품으로 표현해 내고 있는 화백의 미술 여정과 단란한 가족사 등이 소개됐다.

"구름이 변하는 모습이 좋았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어요. 나라고 하는 자연, 나만의 세계를 앞으로도 보여주고 싶어요."
"기본적으로 작가는 5년 기간으로 변해가야 한다"고 말하는 화백은 "작가가 변하지 않는 건 별 고민을 안한다는 것이며, 꾸준히 뭔가 찾으려 하고 자기 깊은속까지 드러내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사람의 작품은 자꾸 변한다"고 강조했다.

책상에 꽃혀있는 '영산강 3백50리', '섬진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 등의 책이 눈길을 끈다.
최근까지 4대강, 제주 올레길을 부부가 함께 완주한 화백은 머리에 담긴 풍경을 책을 펼쳐볼 요량이다. 걸으면서 피부로 체험한 4대강의 풍경과 느낌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설명을 곁들여 '그림 영산강'을 펴낼 계획이란다.

"앞으로는 전시관 마련해놓고 손님맞이 잘 하고, 가족들과 행복하게 잘 사는 게 목표입니다. 라운지에서 커피 내리는 꿈에 부풀어 있어요. 지나실 때 노의웅 미술관에 언제든 부담없이 들러 주세요."
/이연수 기자         이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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