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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청와대

새 정부 들어 가장 '핫'한 체험학습 장소
고려시대 남경…경복궁 후원 역할 했던 곳
파란색 본관 건물 노태우 정부시절 완성
방문자센터-춘추관-녹지원-영빈관 순 방문

2017년 11월 10일(금) 00:00
경복궁 뒤편에 있는 청와대는 \'푸를 청(靑)\'에 \'기와 와(瓦)\'를 써서 \'푸른 기와가 덮힌 집\'이라는 뜻으로 이름지어졌다.
저는 '체험학습 동행'이라는 좀 색다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통 여행사들이 해외여행을 주로하고 언제 어디로 여행을 간다는 요청을 받고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저는 국내여행을 주로 하며, 고객의 요청에 따라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날짜를 잡아 상품을 만들어 놓으면 고객들이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지인들이 묻습니다. 어디가 인기가 가장 좋냐고.

경주나 공주 부여를 생각했을 법한데, 뜻밖에도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은 '청와대'입니다. 앞 정부 들어 '거길 왜 가?' 라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적도 있었지만, 청와대를 체험학습 코스로 넣어서 날짜만 잡아 놓으면 거의 대부분 예정된 인원이 마감 모집되어 떠납니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는 경쟁 자체가 치열해서 전국적으로 가장 핫한 여행장소가 된 듯 합니다.

청와대가 언제부터 일반 백성에게 관람이 허용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김대중 정부때 부터 청와대를 출입했습니다. 청와대 주인은 길어야 5년이었지만, 저는 20년 넘게 청와대를 드나들고 있습니다.

청와대 체험학습에서는 무슨 얘기를 할까? 청와대 안에서는 홍보부서 직원들이 나와서 안내를 하지만, 저는 역사여행 해설자이기에 청와대와 관련된 이런저런 재미난 얘기를 해줘야 겠지요.





사람에게 이름이 있듯 건물에도 고유이름이 있지요. 건물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질까요?

가장 흔하게는 그 소재지와 하는 일을 들어 그 건물의 이름을 짓습니다. 서울특별시청, 국회의사당, 시립무등도서관…. 이런 건물들은 그 이름만 듣고서도 어디쯤에 있을 것인지와 무슨 용도의 건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옛 건물에는 한자 어귀를 빌어 와 정신을 집어 넣거나 풍경을 담아 이름을 짓기도 합니다. 큰 복이 깃들인 궁궐 '경복(景福)궁'이나, 구름이 넘는 고개 길의 집인 '운현(雲峴)궁', 홀로 원칙을 지키겠다는 담양의 '독수(獨守)정', 비자림 숲속에서 사시사철 녹색 비가 내린다는 해남의 '녹우(綠雨)당' 등이 있지요.

'청와대'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은 것일까? 그 이름 속에 정신이 들어있는 것 같지도 않고,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도 어디에 있는지도 불명확합니다. 단지 '푸를 청(靑)'에 '기와 와(瓦)'를 써서 '푸른 기와가 덮힌 집'이라는 그 건물의 지붕 색깔만 말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경복궁 뒤편 언덕에 있습니다. 경복궁의 동서남북 문 중 북문으로 나서면 바로 청와대 본관이 보이고, 정문이 있습니다.

청와대 자리는 경복궁의 후원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경복궁은 조선이 500년 도읍지 고려의 개경을 버리고 새로운 다짐으로 천도하며 새로 지은 궁궐입니다.

아무 연고 없는 허허벌판에 터를 잡지는 않았습니다. 고려시대에 도읍 개경과 함께 3경이라 하여, 서경의 평양, 동경의 경주, 남경의 한양이 있었습니다. 남경 터가 바로 지금의 청와대 자리입니다.

청와대 터는 지금의 대통령이 살기 전부터 사람들에게 살만한 곳으로 인식되던 곳이었습니다.

경복궁은 임진왜란때 전부 불에 타고 이어 270년간 폐허로 남겨졌습니다.

그러다가 흥선대원군의 왕권강화 정책중 하나인 경복궁 중건- 고종때 다시 경복궁이 세워지고, 원래의 모습대로 북쪽문을 통해 나가는 후원에도 여러 건물이 들어섭니다. 그 중 경무대(景武臺)라는 이름의 건물도 들어서게 됩니다.

일제는 조선의 상징 경복궁을 가로막으며 조선총독부를 세우고, 총독이 머무를 공간으로 경무대 자리에 총독관저를 마련했습니다.

해방후 총독관저는 미군정 장관이 차지하며, 총독관저에서 경무대란 이름을 되찾게 되었지요. 영어권 사람들이 '경무대'를 발음하기가 쉽지 않았을 터 이 때의 경무대는 영문 이니셜로 KMD로 불려집니다. 그리고 미군정 이후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대통령 관저로 사용하고 원래의 이름 경무대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부정선거와 독재에 항거하는 세력에 밀려 이승만이 쫓겨나고 들어선 정부는 대통령이 업무를 보고 머무는 경무대의 이미지를 쇄신할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새로 짓기로 합니다. 개명추진위(그런게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에서 마지막으로 올린 두 개의 이름은 화령(和寧)대와 청와대.

화령은 조선이 처음 국호를 정할 때 물망에 올랐던 이름입니다. 두 이름중 당시 대통령인 윤보선은 청와대로 결정했습니다. 사람은 자기의 앎과 경험 속에서 선택하겠지요. 윤보선 대통령은 고고학을 공부했습니다. 고고학자에게 '청자로 지은 집'이라는 청와대라는 이름은 얼마나 매력적이었을까요. 그리고 국제감각을 익힌 이에게 미국의 White House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거 같은 색깔을 넣은 이름이라니….

지금의 청와대를 상징하는 파란색의 본관 건물은 윤보선, 박정희, 전두환 이후 노태우 때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청와대 방문은 방문자센터에서 청와대 직원을 만나 춘추관을 지나 녹지원을 거쳐 본관, 그리고 영빈관을 지나는 코스인데 중간에 청와대 비서들이 일하는 비서동을 지납니다.

비서동의 이름이 '여민관(與民館)'에서 한때는 '위민관(爲民館)'으로 바뀌었다가, 이번 정부 들어 다시 '여민관'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맹자'에 그런 구절이 있습니다.

"내 사냥터는 조그맣고 예전 문왕은 사냥터가 엄청 넓었는데, 문왕은 좋은 임금이라하고 왜 난 욕하는가?" 라는 질문에 "문왕은 사냥터를 백성과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與民同樂)" 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서 '하나 둘 셋!' 하면 생각하는 걸 말하게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첫 대통령은? 하나 둘 셋!"

"이승만!"

"자 지금부터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생각하고 말하기, 하나 둘 셋!"

"그럼 이젠 가장 싫어하는 대통령, 하나 둘 셋!"

좋아하는 대통령에서는 큰 한목소리에 작은 소리 몇이 있긴 하는데, 가장 싫어하는 대통령을 말할 때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사람을 언급합니다.

꼭 누구라고 말 안해도 알겠다는 분들은 역시나 '여민동락'의 이치를 알고 계신 분들이겠지요.

올 11월, 12월 광주 출발 청와대 일정은 이미 마감되었고, 내년 1월과 2월에도 청와대에 갈겁니다. 함께 가실 분은 연락주세요.
/체험학습 동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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