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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김은하 광주국악방송국장

"공연때 추임새 나오는 곳이 전라도죠"
지역민과 생활속 소통하는 음악 늘 고민해
방송PD 17년·광주서 2년…남도문화 깊이 체감
"국악을 생활 속 문화로 가까이 호흡했으면"

2017년 12월 21일(목) 17:59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금요일 본지에 국악과 관련한 다양한 상식과 이야기들을 전해온 '국악, 그 넓고 깊은 숲…'이 지난주를 마지막으로 49회 연재를 마쳤다.
1회 '대금 명인 정약대'에서부터 판소리 춘향가, 흥보가, 바위타령, 서도좌창 장한몽, 노들강변, 여민락, 영변가, 시조, 서동요, 49회 '경기민요 태평가'에 이르기까지 1년여 우리 음악과 전통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풀어낸 김은하 광주국악방송국장을 지난 20일 광주국악방송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PD도 예술가가 되나요?"

김 국장은 멋적게 웃었지만 사실 그는 뼈 속까지 예술가의 끼를 타고 났다.

서울 출신인 그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한국무용을 시작했다고 했다. 중 2학년때 PD라는 꿈이 생겨 길었던 머리카락을 자르고 돌연 무용을 그만 뒀다가 선생님 권유로 시험을 치러 국립국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입학 후 선배들이 악기를 실연하는데 그때 처음 거문고의 음색과 율동에 매료돼 거문고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거문고는 우직한 음색과 함께 율동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마음을 사로잡았죠."

이화여대 음대 국악과와 동 대학원을 마치고 강사로 활동하다 2000년 국악방송이 개국하며 PD를 4명 뽑았는데, 중학교 시절 꿈을 이룰 기회라 생각해 응시하게 됐고, 시험에 합격해 이후 PD생활을 시작한 것이 어느덧 17년이 흘렀단다.

"2014년 광주국악방송 개국 때 3개월간 광주에서 잠시 근무했던 적이 있어요. 2016년 3월 2일자로 총책임인 국장으로 발령이 나서 정식으로 내려오게 됐죠. 두 달 후면 만 2년이 되네요."

김 국장은 광주로 내려오며 처음엔 기대가 굉장히 컸다고 했다.

"국악에서 판소리나 민요 등 남도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겠다 생각했어요. 근데 와 보니 사람사는 게 비슷한 것 같아요. 먹고 살기 바빠서 문화라는 귀한 보석이 경제적 가치로만 얘기될 때 슬픕니다."

김 국장은 "국악방송이 신생 방송이다 보니 지역과 한 가족이 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늘 가족이 될 방법을 고민했다"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음악에 대한 생각을 늘 해왔지만 이렇게 처절하게 고민한 적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처음 몇 개월간은 실망감에 빠지기도 했고, 서울이라는 좋은 환경에서 살았던 만큼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란 생각도 들었다"며 "직접 몸으로 부딪쳐야 하는게 더 많아 희로애락도 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한편으로는 "깊이있는 전통공연을 할 때 추임새가 나오는 곳이 바로 전라도"라며 "민요가 나오면 박수치고 따라부를 수 있는 곳이 이곳 전라도인데 추임새는 아무나 못 넣는다"고 덧붙였다.

광주국악방송은 올 한 해 공개방송과 지역 문화예술인 참여 방송 등을 통해 지역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개방송 내용이 좋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공개방송에 오시는 분들도 참 좋아하셨는데 방송으로까지 흡수되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악이 이런거구나 라는 느낌을 갖고 가시면 두번째 국악을 접할 때는 익숙하게 느끼시지 않을까요?"

김 국장은 청취자 문자참여율만 봐도 꾸준히 늘고 있어 고무적이지만 국악방송이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강조했다.

"어떻게 하면 생활 속에 음악을 느끼게 하느냐가 숙제인 것 같아요. 의지와 정신은 있지만 평소에는 자기 삶이 우선이니까요."

그는 국악을 어떻게 하면 문화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늘 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엔 시행착오들이 있었지만 '파고드는 방송'을 어떻게 실현할까 하는 고민은 프로그램의 변화로 드러나고 있다.

사투리를 활용한 사랑방 같은 진행과 삼일절, 8·15, 한가위, 개국 특집 등을 놓치지 않고 더욱 특화된 프로그램을 구성해 제목을 걸고 방송을 선보이는 예 등이다.

내년엔 국악방송 자체적으로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캠페인을 꾸려갈 계획이며, 매달 첫번째 월요일 명소를 찾아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고전의 숨결'을 업그레이드해 선보일 예정이다.

"생활 속에서 국악이 멀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광주에 와서 사람들이 참 다정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말하지 않아도 잘 알아채고 배려를 잘 해준다라는 거에요. 그게 판소리의 추임새, 맞장구 이런것들이 몸에 밴 것 같아요."

그는 "1년동안 썼던 글을 돌이켜 보니 남도소리를 소개했던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진도들노래, 뱃노래 같은 것들 소개 못한 것이 아쉽고, 남도의 명인명창이 많은데 그런 얘길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국장은 바람도 전했다.

"남도문화는 굉장히 깊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자부심이 있는데 그걸 표현하는데 한편 너무 외곬수적이기도 해요. 새로운 것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방향을 틀거나, 다른 방식으로 시대와 만나게 돌아봐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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