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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욕에 망가진 선거판

위 성 운 언론인

2018년 01월 10일(수) 17:11
호남에 예산폭탄을 안긴 국민의당이 모처럼 꽃가마를 탔다. 케스팅보트 위력과 호남 양당경쟁구도를 정교하게 융합시킨 정치력이 돋보여 호남인의 마음을 산 결과다. 안철수 대표가 통합전제로 강조해온 양당제 폐단이 호남에서는 약이 되었다. 양당제의 역설을 낳은 호남예산 폭탄은 국민의당 생존 논리를 강력하게 떠받치는 근거가 됐다. 하지만 통합 내전에 휘말려 사정이 딱하다.

한가닥 기대도 있었다. 합당 무산이나 선거 때까지 시한부 중단, 아니면 잔류파들이 국민의당 당명으로 교섭단체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위로 끝났다. 분당 프로세스는 거침없다. 찬반양쪽은 통합개혁신당과 개혁신당 이름으로 딴 살림 채비에 들어갔다. 전당대회 장벽을 넘지 못하면 흡수통합의 길이라도 택할 기세다.



사정 딱해진 국민의당 내전



통합 반대여론이 높은 호남지역구 의원 23명중에는 찬성의원도 꽤나 된다. 전국구 13명은 실체 없는 새정치 이데올로기와 샤일록스타일의 배금주의 굴레를 걸머지고 통합 인질 신세가 되었다. 전국구를 제외하면 어느 쪽이든 의원 20명 확보는 기적에 가깝다. 그런데도 서로가 절반이상 확보했고 결별하면 더넘어올 것이라고 큰소리친다.

국민의당이 쪼개지면 광주·전남 6.13지방선거전은 후보가 난립하는 다자구도가 된다. 5개선거구 국회의원 재·보선이 예상되고 있어 출마 욕구는 더 강해질 것이다. 호남 지지율을 독식하고 있는 민주당에게는 배타적 황금어장 같은 프레임이다. 내전이 길어질수록 어장 가치는 높아진다.

안철수 대표가 내던진 합당카드는 호남 포기 옵션임이 분명해졌다. 호남 양당 경쟁구도가 깨지고 예산폭탄 동력이 상실되는 미래가 어른거린다. 호남선거 승리를 바치는 조공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는 원망이 울림을 준다. 제 3당을 만들어준 호남표심이 되레 걸림돌이 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기적이고 의리없는 계산에 맞서 이글거린 감정의 실체는 배신감이고 앙갚음이다. 통합 명분뒤에 숨은 대권탐욕을 날려버릴 부메랑은 힘이 커져간다.

다당제 정착 명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 내전에 대한 부정 여론은 하늘을 찌른다. 호남 지방선거에서 분당 심판론이 선거전략으로 등장하고 유권자들의 찬반 의사도 표심으로 연결될 것이다. 민주당에 맞서 국민의당 파생정당 중 어느 쪽이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대선에서처럼 허망하게 민주당의 일방적 승리로 막을 내릴 수도 있다. 전자나 후자나 통합 내전에 따른 부정 여론이 결과를 가른다.

호남선거판에 주사위는 던져졌다. 민주당, 통합개혁신당, 개혁신당, 정의당, 한국당, 무소속, 군소정당이 맞붙을 다자 구도가 그려진다. 대권 신드롬과 권력투쟁이 뒤섞여 파국을 맞은 통합내전은 여소야대 국면전환의 판을 만들어 주고 있다. 안 대표는 호남을 분열시키고 선거판을 망가뜨렸다는 비판 여론을 비켜갈 수 없다. 잔류파가 개혁신당을 만든 다해도 3인방이 주도하고 있는 한 지지도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의당은 기사회생과 몰락의 기로에 다가선 한심스런 지경에 이르렀다. 캐스팅 보터의 영광이 사라질 날도 머지않았다.

그래도 희망이 남아있다면 인물론 뿐이다. 국민의당 분당이 마무리되고 정당별 후보 윤곽이 잡히면 호남 지방선거 판세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자치단체장은 다른 선출직과 달리 인물이 제1의 선택기준이어야 한다. 자치단체 살림을 직접 꾸려나가려면 자질과 도덕성, 그리고 통합의 리더십이 필수 덕목이다. 인물 우선에 대한 공감의 폭은 넓다. 때문에 선거판세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옥석을 가리려는 표심 결집력은 강해질 수 있다. 호남의 전통적 선거속성인 견제와 균형 개념이 표심속에 녹아나고 동정론 등의 변수가 더해지면 인물론이 승산의 프레임이 될 수 있다.



지방선거 프레임은 '인물론'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지지도는 승리를 공증한 담보가 아니다. 4년전, 전략공천이나 경선탈락에 의한 좌절의 트라우마를 안고있는 입지자라면 가슴깊이 새기고 있을 사실 명제다. 여론은 수시 변한다. 선거에서 여론조사 지지율과 달리나온 결과는 수두룩하다. 지방선거는 아직 5개월이나 남았다. 선거판이 망가졌어도 경쟁을 벌일 만큼의 복원은 가능한 시간이다. 정당과 개인의 지지율에 얽매어 우쭐되거나 자포자기에 빠져들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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