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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열풍 우려스럽다

정 정 용 논설실장

2018년 01월 21일(일) 16:51
요즘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열풍이 대단하다. '누가 얼마를 벌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부터 정부 대응 혼선과 잘못을 비판들이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가상통화라는 것이 현 단계에선 화폐나 법적인 지급수단 성격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음에도 아랑곳 않는 형국이다.

불을 지핀 것은 가상화폐 거래로 수백억원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부터이다. 20·30대 젊은층이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고 관련 게시판이 생겨나는가 하면 투자 학생들 간 정기 모임이 곳곳에서 생겨났다. 공부 논쟁이 벌어져야 할 캠퍼스가 가상화폐 논쟁으로 대체되는 형국이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가 최근 이용자 4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0.30대 이용자 비중이 전체의 60%에 육박할 정도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젊은층 너도나도 투자 열풍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상화폐와 관련한 경고의 글들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켠에선 시세 급락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니 안타깝다. '한탕주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 상아탑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젊은층들이 가상화폐에 빠져드는 것은 소위 '흙수저'들이 '금수저'로의 계층이동 유혹을 받기 충분한 요인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최근엔 사법시험처럼 계층이동의 담보 수단들이 줄어들면서 가상화폐와 같은 투기성 행위로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성세대가 소유하고 있는 자산인 부동산에 투자할 수 없는데 대한 반발심도 작용했을 터이다.

가상화폐 바람을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에 빗대는 사람들도 있다. 당시 투기수요가 폭주하면서 튤립 가격이 한 달 새 50배나 뛰었다가 '재산가치가 없다'는 판결이 나오자 한순간에 폭락했다는 것이다. 투자인지 투기인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대응 혼선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비롯한 시장 대책을 놓고 금융위와 법무부, 경제 부처간 혼선 및 조율 부족이 노출됐고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 부처간 사전 엇박자 해소를 주문해야 하는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 이들 모두 시장과열을 진정시키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이해하지만 사전 조율 미흡이 아쉽다.

사실 투기와 투자는 종이 한장 차이나 같다. 사전적 의미로만 보면 투자는 공장이나 기계·건물, 원료·제품의 재고 등 생산 활동과 관련되는 자본재의 총량을 유지·증가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이에 반해 투기는 생산 활동과 관계없이 이익만을 목적으로 실물 자산이나 금융 자산을 구입하는 행위이다. 투자와 투기가 방법에 있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선 비슷한 셈이다. 무엇보다 현대 자본주의가 발달되면서 순수한 개념의 투자나 투기의 경계선이 ?어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가상화폐가 투자냐 투기냐는 논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아마도 당분간은 가닥을 추리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대응이 관건이 될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TF를 구성해 가상화폐 연구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고 경제부처, 금융위, 법무부도 나름의 대책 마련에 열중이다.



정부, 정확한 진단 대처 필수



그러나 현재로선 가상화폐 관련 통계가 정비돼 있지 않은데다 가상화폐가 미래 산업인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점을 세계도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만 과도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펴기도 쉽진 않다. 실제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상당수 투기가 아닌 투자 개념으로 보고 있다는 통계도 엄연하다.

가상화폐 시장은 자본시장법 규제를 받는 증권시장과 달리 가격등락 제한이 없고, 투자자 보호장치도 미흡하다. 매우 위험한 시장인데 쉽게 큰돈을 벌려는 욕심으로 묻지마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한탕주의'는 심각한 사회적 병리 현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상화폐 투자자 스스로 이런 부분을 냉철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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