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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풀이> 무술년 ‘황금개띠의 해’
2018년 02월 14일(수) 10:40
- 전남대학교 사학과 졸업 - 전남대 대학원 국문과 수료 - 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 여수시청 문화재감정위원(2011∼14)
<민속풀이> 무술년 ‘황금개띠의 해’



개의 생태적 특성과 개띠 민속

주인에 대한 충성심 강하고 새로운 환경 적응능력 탁월

개는 저승과 이승 연결해주는 메신저역할...삶 함께하는 ‘반려’ 수준



글 김형주(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학예실장)



무술년은 60간지의 35번째이며 10개의 천간(天干)에서 무(戊)는 황금색을 가리키고 12지지(地支)에서 술(戌)은 개를 뜻하기 때문에 ‘황금개띠의 해’로 지칭된다. 개만큼 우리 인간과 오랜 기간을 부대끼며 함께 살아온 동물도 없을 것이다. 개는 약 1만년전 신석기시대에 가축화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서남아시아 일대를 원산지로 보고 있다. 인간의 가장 오랜 동물 친구인 셈이다. 늑대의 한 갈래가 개의 조상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지구상에는 약 400여 품종을 상회하는 개가 존재한다.

가축화된 여러 동물 중에서도 인간과 유독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개는 현대사회에선 ‘애완’을 넘어 삶을 함께하는 ‘반려’의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가 가지고 있는 주요 심리적 신체적 특성으로는 높은 지능, 충성심, 적응력, 성취욕, 귀소본능, 뛰어난 청각과 후각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개의 지능은 영아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탁월하다. 주어진 과업에 대한 성취욕구가 강하여 고도의 훈련과정을 거치면 인명구조, 유해물의 탐지, 시설경비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멀리 떨어진 곳에 있더라도 특유의 방향탐지 감각으로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영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토종견으로는 진돗개, 삽살개, 동경개, 풍산개를 들 수 있다. 토종개의 대표주자인 진돗개의 유래는 섬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고대시기부터 순수혈통을 지켜왔다는 설, 남송시대에 무역선이 진도근해에서 조난당했을 때 배안에 있던 개가 살아남아 선조가 되었다는 설, 고려말 삼별초의 항쟁시기에 몽고군대의 군견에서 비롯되어다는 설이 주장되고 있다. 진돗개는 주인에 대한 충직성과 결벽성, 대담성, 용맹성, 수렵본능의 덕목을 지니며 먼곳의 발소리만으로도 주인과 타인을 구별할 정도의 상상을 초월한 영리함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삽살개(颯煞犬)는 눈을 덮을 만큼 덥수룩한 털과 뭉툭한 주둥이가 특징이며 나쁜 귀신을 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삼국시대 신라의 궁궐에서 기르던 것이 민간으로 보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상들은 일상생활에서 질병, 재해 등의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자 하는 벽사(?邪)의식을 중시하였는데, 삽살개가 그 역할을 하였다. 조선시대에서 일제말기까지는 몸의 털이 짧은 종류의 삽살개인 ‘바둑이’가 존재하였는데, 거의 소멸 직전의 단계에 이르렀다가 최근 품종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주지역의 토종견 동경개는 ‘동경이’, ‘동개’, ‘동동개’로도 불렸다. 외형이 진돗개와 상당히 유사하지만 신라견의 후예로 꼬리가 5cm 안팎으로 매우 짧은 것이 특징이다. 풍산개는 함경남도 풍산군이 원산지로 천성이 매우 날쌔고 용맹하여 멧돼지, 곰, 늑대 등을 능숙하게 제압한다. 몸의 털이 빽빽이 곧추 서있어 추위에 강하며 털색은 진한 잿빛이 섞인 흰색이다.

사람들과 수천년을 동거해온 개에 얽힌 여러 가지 민속과 설화 및 속담 등이 다수 전해내려 오고 있다. 옛 민속에서 개는 저승과 이승을 연결해주는 메신저역할을 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뛰어난 후각과 특유의 예지를 지녀 잘못 죽은 사람을 이끌고 저승과 이승을 연결하는 아슬아슬한 외나무다리를 안전하게 건너서 인간세계로 환생시켜 준다고 한다. 개에 대한 속신으로는 개가 슬피 울면 초상이 난다고 믿었으며, 땅을 파면 무덤을 판다고 생각하여 개를 팔아 없애기도 하였다.

의로운 개에 대한 이야기는 술에 취한 주인이 풀밭에 잠든 사이 불이 나자 개가 온몸에 개울물을 적셔 와서 끈 뒤 끝내는 숨을 거두고 만다는 진화구주형(鎭火救主型)이 주류를 이룬다. 전북 임실의 오수견과 경북 구미의 의구총과 의견비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 개 방죽, 개 고개 같은 지명들도 숱하게 전해져 오고 있다. 조선 중종 때에 나주목사를 지낸 정엄(鄭淹)의 양림동에서 기르던 개가 천릿길 한양의 조정까지 왕래하며 중요한 문서를 전달한 원로전서형(遠路傳書型)의 이야기도 있다.

개에 대한 속담은 100여 개가 넘을 정도로 풍부하다. 대체로 비천하고 무례하며 품격이 낮은 상황을 묘사하는 것이 주를 이루나, 개의 충직과 근면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개가 이렇게 비하적인 표현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인간생활과 밀접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인간이 비난받고 욕을 먹어야 할 것인데, 그다지 죄도 없는 개에게 상당부분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은 ‘구차하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다. ‘개꼬리 삼년 묻어도 황모(黃毛) 못 된다’는 ‘개꼬리 털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족제비털 될 수 없다’는 것으로 근본적인 바탕(天性)은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뜻이다. 여기서 개똥밭이나 개꼬리는 미천함과 저급함의 상징물이 되고 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말은 열심히 땀 흘려 모은 재산을 값어치가 있는 곳에 사용한다는 것인데, 무조건 돈만 벌면 된다는 뜻으로 오용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무술년에 일어난 주요 사건들을 살펴보면, 698년 발해건국을 비롯하여 1238년 황룡사 9층탑 소실, 1418년 세종대왕 즉위, 1598년 노량해전 승리와 이순신장군 서거, 1898년 독립협회의 만민공동회 개최 등이 있었다.

사람은 뛰어난 후각의 개를 동반하여 더 많은 사냥감을 얻을 수 있었고, 개는 사람으로부터 안전하고 보호처를 제공받는 상호필요성에 의해 공존공생을 하였다. 이제 무술년의 뜨거운 태양이 힘차게 떠올랐다. 금년은 표적을 발견하면 결코 물러섬이 없는 진돗개의 맹렬함으로 모두 힘차게 정진하는 한해가 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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