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풀리는 해빙기철이 시작되면서 겨우내 꽁꽁 얼었던 지반 등이 약해져 각종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10도 이상 벌어지는 큰 일교차로 인해 땅속에 스며든 물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해 건축물 붕괴나 산사태·낙석 등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려 사고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공사현장과 일반가정에서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주변 점검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22일 광주·전남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국민안전처가 최근 10년 동안 집계한 해빙기 낙석·붕괴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는 70여건에 이른다. 해빙기 안전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었다.

구체적으로 전체 사고의 54%가 절개지에서 발생했으며 ▲축대·옹벽(21%) ▲건설공사장(1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 광주에서 지난 2015년 2월 남구 방림동 모 아파트서 높이 20ｍ·길이 188ｍ에 이르는 옹벽이 붕괴돼 차량 30대, 오토바이 8대 등을 덮쳐 3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아파트 입주민 305세대 357명이 이른 새벽부터 인근 경로당과 초등학교로 대피하는 아찔한 소동이 벌어졌다.

소방당국 등의 조사결과, 해당 옹벽은 두께 등이 충분하지 않은 구조적 결함이 있었던 데다 해빙기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붕괴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빙기철엔 등산 등 야외활동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날씨가 풀리면서 쪼개진 바위 파편이 떨어지는 등 낙석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광주에서만 9건의 낙석 등 산악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산에서 낙석 등의 사고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절벽이나 바위 능선 계곡 등은 가급적 피하고, 등산로를 따라 산행할 것을 당부한다.

해빙기에 발생하는 붕괴 사고는 인명피해·건물붕괴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미리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해빙기 기간 동안 아파트나 주택가 주변의 축대나 옹벽의 배부름 현상과 균열이 없는지, 담이 기울어져 있지는 않은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봄철 해빙기엔 주변 곳곳에 관심을 두고 살펴야 한다"며 "위험하다고 의심되는 사항이 있으면 '안전 신문고'를 통해 신고하거나, 긴급한 경우 가까운 읍·면·동사무소 또는 119로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등산 국립공원 관계자도 "낙석 사고 절반 가량이 2월말~3월 해빙기에 발생하고 있다"며 "안전한 산행을 위해선 해빙기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법을 미리 숙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자체에선 위험지역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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