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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후 교수의 자동차로 유럽여행<13> 코펜하겐 크론보르 성

가장 살기좋은 나라 '휘게' 여행

2018년 03월 29일(목) 17:39
성채와 해안가 해당화.
직전 여행칼럼에서 코펜하겐을 유럽대륙의 지리적 중심지라고 필자는 표현했다. 그래서 그 곳에서 렌트카를 빌린 후 안데르센을 염두에 두고 코펜하겐을 살펴본 후 이내 햄릿을 찾아 나섰다.

덴마크의 수도라도 해도 유럽국가들은 소국이 많아 코펜하겐 도심지는 그 지리적 규모는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꼭 거대도시권을 형성해야만 살기 좋고 많은 생활편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유럽은 더욱더 그러하다.

코펜하겐은 문화와 역사의 도시라서 그 명성과 매력이 빛날 뿐만 아니라 도시경쟁력에 있어서도 전세계의 그 어느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다. 더욱이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지 않은가.

도심을 벗어나자 아내 한가한 전원지대가 펼쳐졌다. 북유럽의 신선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전달되는 듯했다. 구릉조차 찾을 수 없는 목가적인 풍경이 왜 그렇게 평화로운지 여행객의 행복감과 자유감이 더욱 두드러지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렇게 여유만만한 여행을 덴마크 사람들은 '휘게' 여행이라고 하는데 어느새 여행자들 사이에선 꼭 알아야 할 여행용어가 되었다. 휘게라는 말은 현지 언어로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한다.

자동차여행의 첫날은 7월 8일에 코펜하겐에서 시작하여 수도권 섬을 벗어나지 않고 곧장 헬싱괴르까지 북상하였는데 그 곳에서 맞은편 해안의 스웨덴 헬싱보리까지 카페리를 이용할 작정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계획한 최초 여행노선은 서쪽으로 수도권 섬을 빠져나와 또다른 섬에 위치한 안데르센의 고향 오덴세를 둘러볼 참이었다.

이어 덴마크 반도를 북상하면서 덴마크의 대도시인 올보르그를 경유할 참이었다. 올보르그를 지정한 이유는 그 도시에 한국에서 국정농단사건으로 등장한 정유라의 구금장소인 유치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세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해변도시 헬싱괴르. 이곳에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소설 '햄릿'의 배경인 크론보르 성이 있다. 햄릿 성내에서 펼쳐지는 여름철의 공연은 여행자들을 햄릿 왕자가 처했던 비극의 현장 속으로 몰입시킨다.

크론보르 성은 해변에 위치하고 있어 덴마크 해협을 통과하는 무수한 배들은 중세의 고성에 눈길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다. 밤이면 이 성채에서 빛을 발하는 등대도 있어 어슴푸레한 달밤이면 성곽의 윤곽에서 더욱더 교교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오래전 TV 퀴즈대회에서 햄릿의 무대가 영국이라고 답하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억지스러운 것도 아니다. 세익스피어는 중세시대에 살았어도 이곳뿐 아니라 베니스의 상인과 로미오와 쥴리엣에서도 이탈리아에서 비극의 소재를 끌어왔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s the problem." 햄릿의 그 유명한 대사를 진지하게 되뇌이며, 햄릿 성을 둘러보았다.

성벽에 이르는 해안에는 핏빛 해당화가 바닥에 깔아놓은 바위 틈새로 그 선홍빛을 자랑하고 있었다. 덴마크 도로가에 넘쳐나는 해당화가 이곳에서는 바닥에 쏟아진 피처럼 바닥을 덮고 있으니 모래사장에 쏟아진 피같다는 느낌이 순간 들었다. 한국의 해당화는 애잔하다는 느낌이지만 이곳의 해당화는 더욱 붉고 굵어 핏빛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다 건너 보이는 스웨덴을 향해 일렬로 늘어서 있는 대포는 이곳이 길목이라는 점을 암시했으며 견고하게 세워진 성벽은 요새임을 자랑하고 있었다. 오후 늦은 시간에 도착해 넓고 화려한 연회장과 그 유명하다는 어두침침한 지하 감옥이 이루는 콘트라스트를 접할 수는 없었다. 또한 스쳐가는 여행객이라 포스터에 소개된 여름날의 공연도 보고 갈 수는 없었다.

겨울이면 습기찬 북해의 을씨년스러운 바람이 불어오고 날씨가 풀린 계절에도 글루미한 날들이 계속되는 바닷가의 비밀스런 철옹성, 크론보르 성채에서는 그 주인공이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 같다. 그리고 어쩌다 햇볕이 강렬한 여름날엔 그 붉디붉은 해당화 꽃이 저주받은 이의 피처럼 모래 바닥에 쏟아진 채 처연함을 더할 것 같다.
/동신대 교수·호텔관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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