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두달여 남짓 남았다. 이에 입지자들의 행보도 갈수록 분주해지고 있다. 정당 소속 입지자들은 공천 획득을 위해, 무소속 입지자들은 얼굴과 인지도 높이기에 하루가 짧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입지자들은 경쟁자들을 넘어서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오버슈팅을 하다 역풍을 맞기도 하는 요즘이다.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지역의 발전 및 지역민 삶의 질 향상, 궁극적으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이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역량 있는 지도자를 뽑아야 하지만 현실이 말처럼 녹록치 않다.

'지자체장이 갖춰야 할 조건'은 그동안 수도 없이 이야기돼 왔다. 추진력, 비전·철학, 경륜, 도덕성, 지도력, 포용력 등등 셀 수도 없다. 하지만 이를 모두 충족시키는 인물을 고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대 또한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터라 흐름을 맞춰 나갈 수 있는 인물을 고른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지역발전 역량·도덕성 필수



하지만 반드시 갖춰야 할 불변의 필요충분조건은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우선시돼야 할 것이 지역발전을 이끌어 갈 역량이 있는지, 도덕성·리더십은 갖췄는지 여부다.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면 강력한 리더십은 나올 수 없다는 점에서 이를 한 묶음으로 볼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부문은 역시 지역발전과 지역민의 삶의 질을 견인할 수 역량이다. 더욱이 최근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에도 포함됐듯 지방분권은 갈수록 강화될 수 밖에 없어 특정 지역의 단체장 역량과 지역발전 연계성은 더욱 강화됐다.

사실 자치단체장의 역량이나 마인드가 공무원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면 해당 지자체의 미래는 밝다 할 순 없다. 물론 모든 공무원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은 업무 처리 방식에 있어 피동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부인키 어렵다. 오랜 업무 추진 과정에서 법령과 예산, 명령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의식이 습성화되면서 피동적으로 변한 터라 탓할 일만은 아니지만 일처리에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면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흔히 공무원들을 '복지부동'으로 비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런 소극적이고 피동적인 모습은 공무원으로 충분하다. 다양성이 요구되는 자치단체장까지 공무원처럼 피동적이고 소극적이라면 지역의 발전도 더딜 수 밖에 없다. 그럴 바엔 차라리 마인드나 역량을 일정부문 검증받은 대기업 간부를 데려다 단체장을 시키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일 수 있다. 행정은 수십년 동안 단련된 공무원들에 맡기돼 단체장은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밤잠을 설쳐야 한다. 단체장이 직원들 인사 또는 민원에나 매달리고, 행사장을 찾아 다니며 스마일 사진이나 찍고 다닌다면 그 지자체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지역발전 역량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축은 도덕성과 리더십이다. 단체장이 리더십이 없다면 지자체가 잘 돌아갈 리 만무하다. 그렇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는 것이 말처럼 쉽진 않다. 목소리가 크다고 리더십이 강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중요한 원천은 도덕성과 포용력이다. 한 지역을 다스리는 시장이나 군수가 도덕성에 흠결이 있거나 포용력이 떨어진다면 영이 설리 없다. 인사에 대한 불만이나 커지고, 업무 효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역민들 옳은 선택이 좌우



자치단체는 국가와 사회가 만나는 중간지대쯤의 현장이다. 단체장은 그 현장을 경영해 성공을 일궈내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따라서 단체장은 국가의 경영 능력인 '행정'과 사회의 경영 능력인 '자치'가 동시에 요구된다. 어려운 이야기 같지만 위에서 언급한 두세가지만 제대로 갖추고 있다면 경영이 가능하다.

6·13 지방선거가 두달여 남짓 남았다. 지역의 일꾼을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유권자의 마음이다. 따라서 선택한 단체장이 위임 받은 권력을 공평하게 나눠서 지역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지, 아니면 편견이나 사익에 눈이 멀어 딴 짓을 하게 될지는 유권자 스스로에게 달려 있음을 명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