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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 못좁히는 수출-내수 미스매치

정 정 용 논설실장

2018년 04월 15일(일) 16:41
흔히 소주를 '서민의 술'이라 한다. 서민들이 가장 즐겨 찾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주 판매량이 줄어들면 경기가 호전되고, 소비량이 늘면 경기가 좋지 않다는 분석들을 곧잘 한다. 실제 이같은 분석은 맞아 떨어진다.

엊그제 통계청이 소주소비 관련 통계를 발표했다. 이에 의하면 지난해 소주 내수량은 130만9천㎘였다. 이는 1년 전보다 0.5% 증가한 수치다. 소주 한 병 용량(360㎖)으로 환산해 보면 지난해 36억3,600만병의 소주가 판매됐다. 20세 이상 국민 4,200만명을 대입했더니 1명이 87병, 잔으로는 779잔, 하루 평균 2.1잔을 마신 셈이다.

소주 소비는 매년 들쑥날쑥하지만 대체적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 2011년 116만㎘였던 소주 내수량은 2012년 121만㎘로 4.1% 늘었다. 이후 2014년 126만㎘로 증가하는 등 2016년을 제외하곤 소비량이 늘었다.



수출 연 17개월째 증가 성과



그렇다면 이 기간 내수와 서민들 체감 경기는 어떠했을까? 이명박·박근혜 정권시절이었던 이 기간 내수 경기는 인위적인 부양책들이 이어지면서 1~3%대의 성장세를 유지하긴 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한다면 딱히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볼 순 없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내수 경기는 오히려 악화됐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지만 수출은 정반대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은 무려 17개월 연속 증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체감 경기와 엇박자를 보인 셈이다. 지난 3월 우리나라 수출액은 515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늘어난 수치다. 월간 수출액으론 2016년 11월 이후 한달도 빠짐없이 늘어났다. 경이로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전반적으로 대내외 상황이 어려운데도 수출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특히 우리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국민 총생산 성장률 3.1% 중 1.6%를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수출이 우리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수출 증가세가 서민 가계에 도움이 됐느냐고 묻는다면 상당수가 고개를 저을 것이다. 수출 호조에 따른 과실이 국민들에게 골고루 나뉘어져야 할 터인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내수 경기의 대표주자 격인 자영업자들의 푸념은 오히려 더 심해졌다. 요즘이 역대 최악의 불경기인 것 같다는 자영업자들도 많다. 손님은 주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업원 급여 맞추기도 어렵다는 하소연들이다. 수출 호조세와는 딴 세상인 셈이다.

이같은 미스매치에 대해 정부는 많은 분석들을 해왔다. 특히 분배의 경제를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 들어 이같은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돼 다양한 정책조합으로 국민의 실질소득을 높여 내수도 살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랫목이 따뜻해야 윗목이 따뜻하다'는 옛 속담이 있다. 아랫목이 더워져야 그 온기가 위쪽으로 올라와 따뜻해진다는 진리와 같은 속담이다. 만일 윗목과 아랫목 사이에 균열이 있거나 단절돼 있다면 따뜻함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더욱이 요즘 같이 보일러 난방 시스템은 한군데만 고장이 나도 순환이 되지 않아 온기는 돌지 않는다.



국민 체감경기는 오히려 악화



기업을 아랫목이라 하고 국민들을 윗목이라 할 때 기업의 온기가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분배의 경제 시스템에 오류가 있음이 분명하다. 더욱이 우리나라 경제는 재벌의 성장위주 경제라는 점에서 그 오류가 고질적일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도 이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으며 수출을 내수 회복세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주문해 왔다.

기업과 정부는 이같은 기업과 국민들 사이에 연결이 끊어지지 않는 분배의 경제, 순환의 경제가 이뤄져 윗목까지 온기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경제 정책 실현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