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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는 문화발전소 광주 지하철 예술무대 현장

춤·국악·통기타… 지하철역 공연 눈길·발길 '꽉'
15년째 지속 ,생활 속 즐기는 문화 매개체
"고정팬들 호응에 보람" 다수 관람객 덩실

2018년 04월 19일(목) 18:52
봄을 연상케 하는 춤을 선보이는 최영선어울림마당.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목요일 오후 2시, 지하철 금남로 4가역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지하철역에 웬 아리랑인가 싶겠지만, 2004년 개통 이래 15년째 계속 되고 있는 지하철 예술무대다.

그동안 광주도시철도는 '문화지하철'이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달리는 문화발전소로 기능해왔다. 시민들이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지하철역을 생활 속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매개체로 활용해 댄스, 국악, 시낭송 등 다양한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현재는 남광주, 금남로 4가, 농성, 상무, 평동역 등에 상설공연무대를 설치해 평일과 주말을 구분 짓지 않고 공연 중이다.

19일 공연엔 최영선어울림마당과 정미정의 즐거운 가요쇼가 무대를 채웠다.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 무대 앞에 설치된 약 50석의 좌석이 전부 찼다. 매월 셋 째 주 목요일마다 공연하는 두 팀을 보기 위해 일부러 시간 맞춰 오는 오랜 팬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단다.

최영선어울림마당은 봄을 연상케 하는 의상과 춤이 돋보였는데, 난타공연과 가장 호응이 좋다는 성주풀이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성주풀이는 무대를 하지 않는 날이면 공연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 매월 빠지지 않고 선보이고 있다. 이어 꿈 속에서 임을 찾아 떠나는 춤인 상사 천리몽과 진도 아리랑을 선보였다.

양복을 곱게 차려입은 한 노신사가 진도 아리랑이 나오자마자 넘치는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아리랑을 따라 부르고 옆 사람의 춤을 칭찬하는 등 공연의 흥을 돋구었다.

젊었을 때부터 가무를 즐겼다는 김맹춘 어르신(84)은 "예전에는 대회에 나가 상금을 받을 정도로 춤과 노래를 좋아했다"며 "지하철역 공연을 보기 위해 상무역과 남광주역까지 찾아다닌다"고 말했다.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모여들어 유명가수의 디너쇼 못지않은 무대에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광주 지하철의 진풍경으로 자리잡았다.

2014년부터 지하철 예술무대에 오른 최영선어울림마당의 강영자씨는 "노대동건강타운에서 우리 춤 강습을 받고 요양원이나 병원 등에서 예술 봉사를 하다가 지하철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며 "시민 한 사람으로서 지하철에서 공연하게 된 것도 좋고, 공연을 통해 어르신들을 위로하면서 위로를 받기도 한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지하철 예술무대는 지나가던 이용객들의 발걸음도 붙잡았다.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중년 여성들은 공연에 푹 빠져 동영상을 찍는 등 한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를 이어받아 정미정의 가요쇼가 진행됐다. 지하철 예술무대가 생긴 이후 14년 동안 함께 했다는 정미정의 가요쇼는 최신 성인가요와 색소폰, 민요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시작했던 공연이 열혈 고정 팬들로 인해 그만 둘 수가 없어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

시원한 가창력으로 무대를 장악한 정미정 씨 덕에 쑥스러워 춤추기를 주저하던 어르신들이 모두 나와 노래하고 춤을 추며 공연을 즐겼다. 머리 위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브라보"를 외치고 악수를 청하는 등 그 순간만큼은 금남로 4가역의 아이돌이었다.

정미정 씨는 "처음에는 통기타를 들고 일주일에 4번씩 공연을 했었는데 지금은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쪽으로 공연을 구성한다"며 "어르신들이 모일만한 장소가 별로 없는데 매월 공연을 통해 즐거움을 드릴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도시철도는 올해 청년들이 참여하는 '청년메트로 문화마당'과 '내 인생 첫 무대' 등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 문화예술인들 성장을 위한 발판이 돼줄 예정이다.

광주도시철도공사 김성호 사장은 "시민의 일상이 문화가 되는 아름다운 도시, 광주의 내일을 꿈꾸며 문화지하철을 준비하고 있다"며, "광주도시철도가 지역민의 문화 경험을 확대하는 '달리는 문화상자'가 되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이보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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