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 보내 주세요"

"5월 생존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작성해주시고, 당시 생존하셨던 분들은 상담받고 가세요"

1980년 5월을 경험한 생존자들에게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고, 5월 증후군이 있으면 상담을 해주는 오월심리치유이동센터.

17일 오후부터 금남로 일대에 부스를 마련하고 상담치료와 5·18 생존자들에게 보내는 응원트리를 제작하고 있는 오월심리치유이동센터 부스에는 개소직후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메시지를 통해 "침묵하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신 겪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살아남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의 응원 문구를 정성스레 작성해 나무에 걸었다.



전야제에 통일바람 분다

"여기 있는 화장품은 모두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거예요"

올해 처음으로 부스를 마련했다는 사단법인 우리민족은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5·18에도 통일의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스를 마련했다.

부스에 들어가면 애초에 못보던 신기한 북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고, 90년대 북한 방송과 우리나라 방송을 함께 틀어놓았는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영상을 보며 놀라워했다.



"5·18 인명사전 만들자"

5·18전야제 행사가 진행되는 거리에 커다란 흰색 천이 깔리고 수많은 시민들이 천을 밟으며 지나다닌다. 이 천에는 5·18민주화운동을 촉발시킨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성희 전 육군참모총장, 황영시 전 육군참모처장 등 10명의 적극 가담자들의 얼굴사진이 담겨있었다.

한 시민은 "여기 사진에 남아있는 얼굴들 중 전두환이만 빼고 다 죽었지만 당시 많은 학생들이 이 사람들이 시킨 총부리에 맞아 죽었다"며 "살아있는 전두환도 제대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민중항쟁도 그리기 체험 '인기'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벽화 '광주민중항쟁도'를 직접 그려보는 체험행사가 시민들의 인기를 끌었다.

축소 프린터 된 항쟁도는 참여를 원하는 시민들이 스케지된 그림에 색깔을 입히고 다양한 문구를 써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옆에는 희생자 어머니들의 아픔을 형상화 한'5월의 눈물'이라는 구조물도 설치됐다.

이 구조물에는 어머니들의 사진과 함께 '보고싶어도 보지 못한 내아들아 엄마 천국에 갈동안 아버지 품에 잘있거라'등 구구절절한 슬픔을 표현한 메세지도 담겨 시민들의 마음을 숙연케 했다.

주먹밥은 올해도 인기 절정



"주먹밥 하나씩 드시고 가세요"

오후 2시, 많은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길 한복판에서도 유독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오월어머니회가 만든 주먹밥 나눔 행사가 그 것. 이재봉 할아버지(75)는 "매년 전야제에 들리곤 하지만 주먹밥을 먹을 때마다 당시 안타깝게 희생된 사람들이 떠올라 목이 메인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30여명의 어머니회 회원들을 돕던 정현애 이사장은 "오늘은 1980년 5월 광주의 대동정신을 주먹밥에 담아 나누는 날이다"며 "주먹밥을 먹으며 당시를 기억했으면 좋겠고, 하루속히 5·18 진상규명 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응원을 바란다"고 전했다.



고무신에 꽃 옮기며 추도

문화기획단 유별라는 메리골드 120송이를 마련해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고무신, 신발에 옮겨심었다.

시민들은 부스 한켠에 '광주의 넋 때문에 우리가 있습니다' 등의 메세지도 써 붙여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유별라·김병희 대표는 "이번 행사는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계엄군에 맞서 싸운 용감한 광주시민들의 발자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의미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특징을 살리는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길용현·김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