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차 한 잔/시립발레단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 주역들



"무용 전공자들의 꿈인 시립발레단 입단 후 한달 만에 주역을 맡게 돼 영광스럽습니다. 어깨가 무겁기도 하지만 발레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연습하고 있어요. 이번 무대에서는 저만의 특기인 마임도 보여드릴게요."

오는 7월 정기공연 무대에 오를 광주시립발레단의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에서 보그단 플로피뉴와 함께 '지그프리드 왕자' 역을 연기할 이기행씨.

"시립발레단 상임단원에 뽑히자마자 주역을 맡게 돼 영광이고 감사드립니다. 세계 최고의 안무가이신 유리 그리고로비치 선생님의 작품에 캐스팅 된 만큼 열심히 해 빛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이씨의 상대 역으로 오데뜨와 오딜의 1인 2역을 연기할 강은혜씨.

이씨와 강씨는 올해 선발된 시립발레단 상임단원 10명 중 주역으로 뽑힌 기대 유망주다. 7월 무대를 앞두고 맹연습 중인 이들을 최태지 시립발레단 감독과 함께 만났다.

4년만에 '백조의 호수' 무대를 선보이는 시립발레단은 이번 공연에 60명의 단원과 제작진, 160명 규모의 오케스트라 등 역대 최다 출연진을 투입한다.

역대 최다 예산도 투입됐다. 기존 2억원 정도에 '백조의 호수'를 무대에 올렸던 발레단은 이번 작품에 5억원을 들였다. 한 작품에 이만큼의 파격적 예산을 투입하긴 발레단 역사상 처음이다.

시립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신송현씨와 보그단 플로피뉴가 오데뜨·오딜과 지그프리드 왕자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추고, 강은혜씨와 이기행씨, 특별초청 무용수인 이은원씨와 이동훈씨가 파트너를 이뤄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각각의 무대에서 열연한다.

무엇보다 화제가 된 건 전 러시아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인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연출안무를 맡았다는 점이다. '살아있는 발레전설'로 불리는 그는 올해 만 91세로 '백조의 호수'는 그의 불세출의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시립발레단은 로열티를 확보해 작품을 가져왔고, 조명·의상·무대디자이너·트레이너 등 유리 그리고로비치 사단이 완벽한 무대를 위해 광주에 올 예정이다.

4막 공연인 '백조의 호수'를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재안무로 2막으로 압축해 보여주게 될 이번 공연은 광주시립발레단만이 보유할 수 있는 무대장치와 무대의상 또한 최초로 만들어 선보인다. 러시아풍 총천연색 클래식 발레를 광주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 클래식 발레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용수 신송현 씨는 "오데뜨와 오딜의 상반된 연기를 보여줘야 해서 힘든 면이 있다"며 "오데뜨의 가냘픈 연기, 오딜의 매혹적 춤과 표정연기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살아있는 발레전설로 불리는 유리 그리고로비치 선생님의 작품을 연기하게 돼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씨는 포스터 촬영을 위해 새벽 4시부터 물안개 낀 광주댐에서 진행된 촬영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고 소화해 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날 함께 한 최태지 감독은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유리 그리고로비치 선생님을 광주에 모실 수 있어 영광이다. 그가 국립발레단의 세계화에 역할을 했듯이 그의 작품을 통해 광주시립발레단이 세계로 발돋움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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