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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후 교수의 자동차로 유럽여행 <17> 노르드캅(Nordkapp)

유럽대륙의 북쪽 땅끝 천신만고 끝 오르다

2018년 05월 25일(금) 00:00
노르드캅 25키로 전 이정.
따뜻한 해안도시 덴마크의 안데르센 도시 코펜하겐을 떠나 주행한지 엿새만에 드디어 유럽대륙의 북쪽 땅끝인 노르드캅에 도착했다. 그것도 강행군 끝에 심야 두시반에 당도했다.

백야지역이라 깊은 밤이지만 날이 어둡지 않았다. 거친 바다 북극해 해안이라서 안개가 심했지만 그래도 어둡지 않고 안개속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을 뿐이었다. 이곳은 북위 63도 되는 곳이니 북극권 66.33도 바로 아래쪽이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면 일출을 볼 수 있는 시간에 해당된다.

그러나 미운 것이 안개였다. 짙은 안개는 해가 어느 쪽에 있는지조차 구별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국인은 38도선에 대해 익히 알고 있지만 60도 정도의 고위도권인 북극권에 대해서는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그곳엔 백야가 펼쳐지고 겨울밤엔 오로라가 하늘에서 춤을 춘다는 것이 전부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유럽의 최북단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리나라 한반도의 남쪽 끝인 땅끝 근처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땅끝, 토말, 또는 최남단엔 뭔가 알 수 없는 신비한 것이 있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안을 구분하는 땅끝에도 서해용왕과 남해용왕이 이웃하고 있으며 수년전 다녀온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에서도 대서양과 인도양의 거친 바닷물이 교차하고 있었다. 필자가 유럽 최북단을 향해 출발했을 때 덴마크 최북단을 경유하고 싶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노르드캅은 노르웨이 말이며 영어로는 노쓰 케이프 즉, North Cape라고 해야 한다. 케이프는 순 우리 말로 곶이라고 하지만 아프리카 희망봉은 영어로 'Cape of Hope'라고 한다.

언젠가 싱가포르에 가면 아시아 대륙의 남단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고 남미대륙의 마젤란해협에 가면 신대륙의 최남단도 그 거친 바다와 함께 감상을 하게 될 것이다. 온 세상의 땅끝을 두루 주유하고 난 이후에는 한국의 땅끝, 즉 동북아의 땅끝을 전 세계의 모든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7월 13일, 차가운 대지에 비가 오는 을씨년스런 날 이른 새벽에 유럽의 차가운 지붕에 올랐다. 노르웨이의 북극권 크루즈 기항지인 트론하임에서 E14번 고속도로를 타고 동진하여 바로 스웨덴에 입경했고 E45번 고속도로를 타고 줄곧 북상했다. 북유럽 3국은 고속도로 번호를 공통으로 지정하고 있으니 일상생활에서 통일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또한 통행료도 받지 않는다. 통행료를 징세하는 것은 외딴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게 아니겠는가. 3국은 통화도 크로네, 코로나르 등으로 비슷하게 불리는데 환전절차 없이도 일반 가게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했다. 점원이 기계조작으로 알아서 환율을 적용해 주었다.

E45번 고속도로를 타고 핀란드에 입경했고 이내 같은 도로를 이용해 노르웨이에 들어섰다. 이어 역시 3개국에 걸쳐있는 E6 주요 간선 고속도로로 Alta에서 바꿔 타고 E69번 고속도로를 끝까지 달리니 그 곳은 노르드캅이었다.

이렇게 험한 길을 가는 도중에 어느 화장실엔 낙서가 씌어 있었다. '당신은 지금 지옥을 향해 가고 있으니 계속 가보시오(If you are going through hell... ... keep going!)- 윈스톤 처칠(Winston S. Churchill)'.

우리는 자동차로 질주하고 있으니 편안하게 접근하는 게 가능하지 실제로 과거처럼 말을 이용한다면 그 표현이 딱 들어맞겠다고 공감이 되었다. 어느 길가에는 무수한 돌탑도 널려 있어 길가는 행인의 안녕과 행운을 기원하고 있어 우리네 정서와도 부합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여간 우리는 자동차혁명을 통하여 정말 편한 세상을 살고 있으며 세상을 두루 순유할 수 있는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얼마나 행운인가! 그런데도 그 곳에서 우의를 입은 오토바이 여행자를 만났다. 정말 얼마나 억척스럽고 용감한 청년인가!

지옥처럼 습기에 젖어 있고 안개가 자욱하며 한기가 피부를 에이는 극북지방엔 그 흔한 순록도 자취를 감추었다. 최소한 관목이라도 있어야 순록생태계가 유지되지, 이끼류만 있는 곳에선 순록도 살 재간이 없을 것이다.

전날 식사 때 외에는 쉬지도 않고 주행했기 때문에 새벽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잠을 청했다. 그 곳엔 호텔도 없으니 차 속에서 노숙을 해야 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여전히 북극해를 관망하는 전망대 가는 입구는 해무로 폐쇄되어 있으니 도리가 없었다. 그 높은 절벽에서 일망무제의 북극해를 조망하고 호연지기를 들이 마신 후 발길을 돌릴 수 있었다면 얼마나 더 감격스러웠을까!
/동신대 교수·호텔관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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