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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기 박사와 함께하는 <인문학으로 세상보기> 황제의 역사 (1)
2018년 05월 31일(목) 18:35
호칭에 있어 극존칭 수식은 '황제'다. 또 호칭 자체로 최고를 가리키는 명사 역시 '황제'다. '황제 골프' 하면 아무런 불편함이나 장애 없이 즐길 수 있는 골프를 말하고, '황제 주차' 하면 다른 사람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세로로 주차할 곳에 가로로 주차한다든가 하는 자기 편할대로의 주차 행태를 말한다.

'황제 노역'은 벌금을 노역으로 대신할 경우 보통 형사범은 하루 일당을 10만원으로 계상하는 데 반해 하루 일당을 400만원, 심지어는 5억원으로 정하는 경우를 말한다.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내용의 노동을 하는데 일반 사람의 40배 또는 5만배를 받는 경우이니 특정인에 대한 극존(?)에 해당된다.

호칭 자체가 '황제'이면 그 사람이나 사물은 그 분야에서 최고라는 의미다. '골프의 황제' 하면 골프에서 전 세계 70억 인구 중 최고라는 의미이고, '팝의 황제' 하면 역시 팝에서 최고라는 말이고, '바둑의 황제' 하면 바둑에서 세계 최고라는 의미다.



동양에서 먼저 시작…진시황제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가장 위대한 인간 또 가장 위대한 것에 대한 호칭 내지 수식어는 '황제'였다. 물론 '신神(God) 자체'라는 수식어나 호칭을 받은 인물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아직 종교와 이성이 분화되지 않은 사회여서였거나, 황제에 한해 또 다른 극존칭으로 사용된 경우였을 뿐이다.

가장 위대한 인간에 대한 호칭으로서의 '황제'는 사실 단순한 극존칭 이상의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먼저 '황제(Emperor)'라는 의미의 말은 서양보다 동양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13살에 왕위에 올라 38살에 중국 대륙의 통일 대업을 완수한 진나라의 왕 정이, 황하에서 양자강까지 최초로 대륙을 통일한 자신은 중국 신화시대의 복희·여와·신농 3명의 '황'과 황제·전욱·제곡·요·순 5명의 '제'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 하여 자신을 '진(秦)왕조'를 열어 '시작하는(始)' 최고로 위대한 인물인 '황(皇)'+'제(帝)'라는 의미로 '진시황제秦始皇帝'라 이름 지었다.

오늘날 대륙 이름의 영어식 표현인 'China'는 대륙 최초의 통일국가 'Chin(秦)'에서 비롯되었다. '왕이나 제후를 거느리고 나라를 통치하는 임금을 왕이나 제후와 구별하여 이르는 말'이라는 '황제'의 사전적 의미와 일치한다.

진 왕조 이전 8백년 사직의 주왕조(BC1046-BC221)가 봉건체제로 중앙집권형 통일국가가 아니었고, 그 이전의 은왕조(BC1600-BC1046)는 황하 유역 일부만을 지배지역으로 하였다. 따라서 진시황제의 진 왕조는 이전의 주왕조, 은왕조와 확연하게 국가 성격도 다르고, 당연히 그 지배자인 통치자의 위상도 크게 다르다. 진시황제 스스로 명명한대로 보통의 왕이나 제후가 아닌, 왕·제후 그 이상의 존재였다. 사전적 의미 그대로 '황제'였다.

사실 황제의 역사적 의미를 따져보는 데는 동양보다 서양이 적격이다. 중국 대륙은 동일한 땅·동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배세력만 달라졌을 뿐 대체로 통일왕국 형태를 유지시켜 왔다.



황제의 역사는 서양 역사 줄기



그냥 한 황제의 뒤를 다른 황제가, 한 왕조가 쇠락하면 또 다른 왕조의 새로운 황제가 그 뒤를 따라 동일한 땅, 동일한 백성을 다스려왔을 뿐이다. 따라서 중국에 있어서의 '황제'는 '최고권력자'라는 의미를 지닐 뿐 그 땅에서 벌어진 패권 구도의 변화나 역사의 굴곡 등 다양한 역사변화의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

이에 반해 서양은 '여러 왕이나 제후를 거느리는' 최초의 황제 등장 이후, 서양사회의 권력 구도 변화에 따라 황제가 교체되고, 황제의 존재 의미와 위상이 달라지고, 대결구도가 달라지곤 하였다. 한마디로 '황제의 역사'가 서양 역사의 큰 흐름과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역사 줄기 자체라 할 수 있다.



※출처: 신동기 저 '오래된 책들의 생각'(2017, 아틀라스북스)



/인문경영 작가&강사·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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