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무후무한 사상 최대의 압승을 이끌어 내면서 참패한 야권이 후폭풍에 휩싸이며 격랑에 휘말리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권은 선거참패에 따른 책임론으로 지도부가 사퇴하며 공백상태인가 하면 당 쇄신 요구가 빗발치며 내홍을 겪고 있다.

야권의 선거참패에 따른 지방선거 후폭풍으로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야권을 중심으로 정계개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6·13선거 참패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데 이어 닷새만에 내놓은 설익은 수습책으로 내홍만 격화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부로 한국당은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이 순간부터 곧바로 해체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직접 중앙당 청산위원장을 맡아 해체작업을 진두지휘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같은 혁신작업은 구태청산 태스크포스(TF)와 비상대책위원회 '투트랙'으로 진행하되, 비대위원장은 외부인사를 초빙해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가 발표한 쇄신안은 즉각적인 반발을 불렀다. 1차적으로 김 원내대표가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당사자인 데다, '중앙당 해체' 같은 자극적인 언사를 동원해 소나기 피하기식 대책만 내놓았다는 비판이다.

당내에서 백가쟁명식의 쇄신방법이 난무하고 있는데다 김 권한대행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 쇄신을 언급하는 그 누구도 자기희생을 동반하지 않은 '나만 뺀 쇄신'을 외치는 형국이어서 한국당의 추락은 한동안 반전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전 의원의 서울시장 3위 낙선과 유승민 전 대표의 사퇴 등 '리더십 부재' 상황에서 당의 노선과 정체성 등을 두고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 직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 바른미래당은 '8월 전당대회' 실시로 수습의 가닥을 잡았다.

비대위원장에 추대된 김동철 원내대표는 현역의원이 중심이 된 비대위원 4인을 선임한데 이어 19일부터 1박2일로 경기 양평 용문산에서 워크숍을 개최했다. 또 이르면 주내 후임 원내대표를 선출할 방침이다.

뜨거운 감자는 정체성 논란이다. 바른미래당은 합리적 진보를 주장하는 국민의당 출신과 개혁적 보수를 외치는 바른정당 출신들이 각자 자신들의 정체성을 주장하며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정체성 혼재는 선거패배 원인이 됐지만, 향후 원내대표 경선 등에서도 노선다툼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민주평화당은 고문단까지 회동하며 당내 분란 진화에 나섰다.

권노갑·정대철·이훈평 등 평화당 고문들은 이날 오찬을 겸해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향후 진로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회동은 21명의 평화당 지역위원장들이 지난 18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조배숙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동반사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한 것에 따른 것이다.

현재 평화당 내부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를 추진하자는 쪽과 비대위 구성을 촉구하는 쪽이 맞서고 있다.

평화당은 20일 의원총회를 열어 8월로 예정됐던 전당대회를 7월로 앞당겨 치르는 방안은 물론 비대위체제 전환의 필요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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