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중교통을 시민의 발 이라고 한다. 자가용이 보편화 되지 않은 시절 버스나 기차는 시민 이동수단의 전부 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들어 버스·기차보다 더욱 각광 받는 대중교통수단이 있다. 바로 지하철이다. 집집 마다 자가용이 있고, 거리엔 자동차가 넘쳐 나면서 짧은 거리라도 수십분씩 소요되는 교통지옥속에 '정시' 지하철 이야 말로 최상의 교통수단 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매연으로 환경파괴는 물론 대기오염이 심화 되고 있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지하철은 말 그대로 천연 무공해 그린교통수단이 아닐 수 없다. 광주는 지난 2004년 4월 녹동역~상무역 1호선 1단계 개통을 시작으로 2008년 4월 녹동~평동역 1호선 전구간 개통이 이뤄 지면서 지하철시대가 본격 개막 됐다.

1호선 '반쪽 기능'에 머물러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광주지하철은 교통수요분담 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채 반쪽에 머물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구증가와 신도심 개발 등 교통수요 증가로 2호선 건설이 시급 함에도 수년째 '추진과 재검토'를 반복하며 원점에서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 도심 교통인프라 확충과 교통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조속히 2호선을 건설, 1호선과의 연계체계를 구축해야 하나 단체장이 바뀔때마다 추진과 재검토만 반복하며 허송세월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광주도시철도2호선 건설문제는 지난 2014년 민선6기 윤장현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원점재검토' 방침과 함께 건설여부·건설방식·운행노선 등을 놓고 지리한 논쟁을 거듭해 왔다. 그러던중 윤 전 시장 임기말인 지난해 추진방향이 확정, 올해 말 착공을 앞두고 있었으나 일부 정치권 및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로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이제 공은 민선7기 이용섭 시장에게로 넘어 왔다. 문제는 이 시장 체제에서도 사업 추진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일부 시민단체를 비롯 시정 인수를 준비 했던 광주혁신위원회가 또다시 '시민중심공론화'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이용섭시장 취임 초기에 건설방식을 다시 결정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건설방식은 물론 착공여부는 이미 민선6기에 확정된 것으로, 이를 번복 또다시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은 소모적 논쟁만 야기 한다는 비난 여론이 크다. 계획대로 라면 도시철도 2호선은 올 연말이나 내년초 착공하도록 돼 있고, 이미 260억원에 달하는 혈세가 지출된 상태다. 게다가 사업을 재검토 할 경우 수백억원의 매몰비가 발생하며, 154억원에 달하는 국비 반납과 이익금 또한 배상해야 하는 막대한 혈세낭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재공론화에 대한 시민 비난 여론도 비등 하다. 이미 정해진 건설방식을 바꿀 경우 수백억원의 혈세 낭비와 함께 행정력 낭비 및 지역사회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안 착공으로 시간낭비 막아야

아울러 시민단체에서 주장하고 있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방식의 경우 시민들의 교통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 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다수의 시민들은 기존 결정대로 도시철도2호선의 조속한 착공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혁신위 환경교통안전분과위에 접수된 시민제안 대부분도 도시철도2호선의 조속한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2호선 걸설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 와 있다. 한 청원인은 지난달 20일 게시글에서 "광주 시민들의 발이 되어줄 2호선 공사가 미뤄지다 보니 15년이 지나 갔다"며 "2018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했는데, 이제 그 단체가 이용섭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들어가 지하철 2호선 건설을 백지화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청원에 많은 수의 시민들이 동의를 표명하고 있다. 결국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는 광주시와 시민단체의 논리대결, 시민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이용섭 시장이 결정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호선 건설 및 건설방식은 지난 16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민선6기에야 확정 된 것이다. 이를 다시 원점 재검토 한다는 것은 지역내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큰 장애가 될 뿐이다. 이용섭 시장은 하루빨리 원안 추진의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