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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해치는 부모들의 과도한 집착

김 상 대 광주교육대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원장

2018년 08월 09일(목) 18:49
몇 년 전 영국에서 13세에 옥스퍼드대 수학과에 입학한 수학 천재 소녀가 10년이 지난 뒤 거리의 여자로 몰락했다는 내용의 외신이 있었다. 외신은 자녀를 천재로 만들려고 했던 부모의 강압적 교육방식과 학대가 이 같은 불행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아버지는 '빠르게 공부하는 방법'을 개발한 과외 교사였다. 아버지가 그 학습기법을 자녀들에게 실험하며 정신이 맑아지도록 차가운 방에서 공부하게 하거나 주기적 명상은 물론 공부 시간 외에는 지칠 때까지 테니스를 하도록 강요했다. 단기적으로 학습기법은 효과가 있어서 딸 유소프는 21세 이하 응시생 중 8등 성적으로 옥스퍼드대에 입학해 영국 주요 언론들의 이슈가 됐다. 이듬해에는 언니(16세)와 남동생(12세)까지 영국 워릭대에 조기 입학됐다. 그러나 성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딸 유소프가 돌연 가출하며 영국 전역에서 12일간 '천재 소녀 찾기' 소동이 벌어졌고, 마침내 발견됐지만 "아버지에게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받았다."며 집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했고 결국 사회복지 시설을 거쳐 양부모에게 입양됐지만 공부에는 뜻이 없었고 결국 10년 뒤 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자가 돼 다시 영국 신문의 가십거리가 되었다.

'헬리콥터 부모' 등 신조어

강아지를 사랑한다며 예쁜 옷을 입히고 목줄을 달고 많은 돈을 들여 중성화수술과 성대수술을 하고 털까지 깎아버린다. 많은 정성을 들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강아지 입장에서 본다면 과연 좋은 일일까? 강아지 키우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자녀의 양육에 대한 얘기다. 모든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표현과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자식 사랑은 아니다. 철학자 에릭 프롬은 진정한 사랑은 지식과 실행, 관심과 존중이 균형을 이룰 때라고 정의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지나친 강요와 개입, 간섭과 집착을 한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집착으로 표현되는 것을 자주 본다. 집착은 대개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가학적 양육이다. 갓 태어난 아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어느새 과도한 애정으로 번져 결국 뜻하지 않게 자녀를 살해하기 까지 한다. 요즘 자녀교육 문제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부모들이 많아 '타이거 부모', '헬리콥터 부모', '잔디 깎기 부모'에 이어 요즘에는 '드론 부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회문화 때문인지 최근 한 조사에서 자녀를 인격체가 아닌 '돌봐야 할 소유물'로 인식하는 부모 비율이 무려 15%에 달했다. 자녀를 감시하기 위해 방문을 떼어버리거나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도 공부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야단을 치거나 중1에게 고1 수학을 선행학습 시키거나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잠자는 시간을 줄이라고 닦달하는 부모들을 흔하게 보게 된다. 그렇다보니 항상 1등만 하던 아이가 자신의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해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을 하거나 순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는 엄연한 아동학대다.

자녀 자립정신 길러줘야

다른 하나는 자녀의 의존성만 길러낸다. 과잉보호하고 과잉 양육하는 부모들에 의해 의존적 아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양말 벗는 것조차 엄마에게 묻는다. 모든 걸 부모가 선택하고 부모가 결정한다. 그러나 온실 속 화초처럼 키운 아이에게 20살 무렵 "이제 네 인생을 살아라." "부모에게 손 벌리지 마라."고 했을 때는 20년간 부모의 목줄에서 길들여진 자녀가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부모의 노후를 위협하게 된다.

동물은 새끼를 일찍 쫓아내며 무섭게 독립시킨다. 그래야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지나치게 집착하고 부모의 품에서 보호받기보다 사회 속에 던져져 스스로 도전하고 책임지며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건 부모 본연의 역할이다. 그러나 지나친 집착과 개입이 미래사회 트렌드에도 걸맞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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