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가 더욱 둔화할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고가 갈수록 세지고 있다. 다름아닌 경기예고지표인 '경기선행지수'가 연 15개월째 하락하고 있는 탓이다. 이는 지난 외환위기 시절에 버금가는 것이라니 답답하다.

OECD의 지난 6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려간 99.2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100.98로 정점을 찍은 이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15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보다 더 길게 지수가 하강했던 것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9월부터 20개월 연속이 유일하다니 상황을 짐작하고 남는다.

단순히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걱정이다. 경기선행지수는 올해 2월까지 매월 0.1포인트 내외로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3월 99.93으로 100이 붕괴하면서 0.2포인트로 낙폭을 넓힌데 이어 지난 6월엔 하락 폭이 0.3포인트까지 커졌다. 경기 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OECD 지표뿐 아니라 우리나라 통계청의 지표도 좋지 않다는 점이 더욱 걸린다. 현재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예측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하락했다. 정부는 이러한 내외의 경고 신호에도 아직 경기둔화 판단을 유보하고 있지만 우려감이 클 수 밖에 없다.

경기선행지수는 향후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이다. 따라서 이 대로라면 우리나라 경기는 경기하락의 고착화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따라 안이한 판단보단 경기가 더 악화하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