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 신안, 보성 등 10개 지자체가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가 줄어 지역 자체가 소멸할 위험에 직면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이 13일 공개한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전남지역 22개 시·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자치단체가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가 줄어 사라질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정보원의 이상호 연구위원이 국가통계 포털의 주민등록인구통계를 활용해 2013년부터 올해 6월 까지 전국 228개 시·군·구와 3,463개 읍면동의 소멸위험지수를 계산했다.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 수를 해당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수로 나눈 값이다.

보고서는 소멸위험지수가 1.0 이하이면 쇠퇴위험단계 진입을 의미하고,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 0.2보다 낮을 경우엔 소멸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다.

가임여성 인구 수가 고령자 수의 절반이 안 되는 지역은 인구가 급속히 줄어 마을공동체가 사라질 위험이 커짐을 뜻한다.

전국에서도 전남(0.47), 경북(0.55), 전북(0.58), 강원(0.58), 충남(0.67) 순으로 전남이 소멸위험도가 높았다.

전남지역 지자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소멸위험 지역(소멸위험지수 0.2이하)은 고흥군(0.161), 신안군(0.198)이며, 소멸을 앞둔 지자체는 보성군(0.200), 함평군(0.210), 곡성군(0.229) ,구례군(0.237), 장흥군(0.242), 강진군(0.247), 완도군(0.253), 해남군(0.271)등 무려 10곳에 달했다.

서울(1.09), 경기(1.18), 인천(1.15) 등 수도권과 세종(1.59), 울산(1.23), 대전(1.18), 광주(1.13) 등 주요 도시는 1을 넘었다.

전국 3,463개 읍·면·동 가운데 소멸위험 지수가 0.5에 못 미치는 곳은 1,503곳(43.4%)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3년 1,229곳보다 274곳 늘어난 규모다.

이 연구위원이 2013∼2017년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로 인구 이동을 분석한 결과, 소멸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읍·면·동에서 실제 26만2,000명의 인구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지방 제조업의 위기는 지역의 산업기반 붕괴와 지방의 인구유출을 더욱 가속했다"며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