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에 한 달 넘게 지속된 불볕더위로 집집마다 전기요금 사용량이 급증해 '전기요금 폭탄'을 맞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로 7월에 사용한 전기요금 고지서를 최근 받아든 광주·전남지역 일반가정에서는 "가까스로 전기료 폭탄은 비껴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7월보다 8월에 전력 사용량이 많아서 8월분 고지서 받아보기가 더 두렵다"고 밝혔다.

19일 한국전력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전력수요가 지난달 22일 오후 9시 510만7,000㎾, 23일 오후 8시 559만1,000㎾을 기록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된 때는 지난달 10일쯤으로 한 달 이상 지속됐고 전력수요도 덩달아 급격히 늘었다.

최근에 배부된 이번 달 전기요금 고지서는 6월 26일~7월 25일 검침한 결과가 반영됐다. 폭염의 한복판인 8월 초에 크게 늘어난 전력소비가 반영되지 않았다.

검침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무더위가 절정에 달했던 '7말·8초(7월말~8월초)' 전기사용량은 다음 달에 고지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번에 고지서를 받아든 가정에서는 '각오한 만큼 나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7월말·8월초'가 고스란히 반영될 고지서가 9월에 나온다는 점이다. 결국 8월이 지난 뒤에야 각 가정의 전기요금이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따라 가정마다 누진제에 대한 걱정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광주시 북구 용봉동 주택에 사는 이영자씨(62)는 "7월에 940kWh를 써 전기요금이 27만원 나와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 씨는 "주택이라 에어컨 2대를 모두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갓난아이 손주가 있어 아침저녁으로 계속 틀었더니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고 울상이다. 이씨는 9월 고지서가 벌써부터 두렵다고 했다. 누진제가 완화됐지만 실질적으로 가정에서는 마음껏 냉방기기를 가동하기 어렵다.

광주시 서구 화정동에서 사는 주부 황 민정씨(46)는 "1층과 2층에 에어컨 2대를 쓰고 있다. 7월분 전기요금은 286kWh 4만3,900원과 560kWh 12만5,790원으로 총 16만9,690원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누진제가 완화됐지만 실질적으로 가정에서는 냉방기기를 맘대로 가동하기는 어렵다. 요금폭탄이 두렵기 때문이다.

혹시나 싶어 고지서에 적힌 지침 이후에 오늘까지 사용한 사용량을 계산해보니 벌써 600kWh를 넘어서 8월에 사용한 전력량이 반영된 9월 전기요금 고지서 받아보기가 벌써부터 두렵다"고 덧붙였다.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에서 3자녀를 키우고 있는 남모(44)씨는 "사상 최악의 폭염에도 전기요금 폭탄이 두려워 에어컨조차 제대로 켜지 못하고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나도는 난민 신세가 된 지 오래"라며 "전기요금이 올라가면 자연적으로 수도나 가스 등의 공공요금도 올라 갈 것이 뻔한데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입추가 지난 현재까지 광주·전남지역은 찜통더위가 지속되고 있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해 전기사용량이 줄었지만 낮에는 에어컨 사용이 불가피하다. 누진제 완화 대책으로 경감된 요금은 이번 고지서에 반영되지 않고 다음달 고지서에 소급 반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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