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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풍요로운 개발제한구역 활용법

김남균 광주시 도시계획과장

2018년 09월 13일(목) 19:34
더위에 관한한 거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2018년의 여름, 그 어마어마한 폭염이 가을날 아침 저녁의 풀벌레 소리에 잦아드는 걸 보며 새삼스레 위대한 자연의 순리에 머리가 수그러진다.

이번 여름, 전통적 폭염도시 '대프리카'는 식상해졌고, '광프리카(광주+아프리카)'와 '전집트(전남+이집트)'가 회자되었다. 그만큼 우리 지역이 폭염에 노출되었고, 특히 고령화·도시화 등으로 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도시 열섬의 원인인 인공열 관리강화 등 폭염저감형 도시조성을 비롯한 지역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가고 있다.

특히 우리시는 '광주온도 1℃ 낮추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는데,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시민참여 저탄소 생활화 및 온실가스 감축사업이나 친환경 자동차 및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외에도 도시주변 생태하천을 복원하거나 도시정원을 확대하는 등 녹색공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지점에서 다시 한 번 우리 도시를 감싸고 있는 녹지대, 개발제한구역(GB)의 의의와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린벨트(greenbelt)는 1950년대 도시의 평면적 확산을 방지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자는 취지로 영국에서 출발했는데, 우리나라에는 1971년에 개발제한구역(development restriction area)이란 개념으로 도입되었다. 이때 개정된 도시계획법에 따라 건축물의 신축, 증축, 용도변경, 토지의 형질변경 또는 토지 분할 등의 행위를 제한하는 구역을 지정하게 된 것이다.

서울을 시작으로 대도시와 도청소재지 등 14개 도시권역에 설정되었으며, 그 면적은 전 국토의 5.4%에 달하게 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규제완화를 실시하여 개발 허용범위를 확대해온 개발제한구역은 김대중 정부 시절 선거공약인 재조정 정책에 따라 7개 중소도시권은 전면 해제하고, 7개 대도시권은 대규모 취락, 관통지역, 산업단지 등에 대해 부분해제가 가능한 지역으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 광주권은 1970년대 당초 지정된 554.7㎢ 중 해제지역을 빼고 광주시 행정구역 내에 244㎢ 그리고 인근 전남지역(나주, 장성, 담양, 화순)에 271㎢이 지정 관리되고 있다. 이는 우리시 행정구역 전체면적의 거의 절반인 48.8%에 해당되며, 현재 456가구 900여명이 그 안에서 거주하고 있다.

우리 시에서는 매 5년마다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의 수립과 변경을 통해 체계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형질변경이나 건축, 용도변경 그리고 물건적치 등 모든 불법행위 사전예방과 단속을 위해 각 자치구와 합동으로 수시로 지도·점검에 나서고 있다.

또 재산권 제한과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거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도로나 하천을 개선하는 생활편익사업과 녹지경관이나 누리길 조성 같은 환경·문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올해만도 15건에 50억원이 투입되고 있으며, 그간 총 사업비는 8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또한 개발제한구역의 총면적을 유지·관리하는 한편 공공정책 필요에 따라 적절한 부지를 해제하여 활용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공공주택사업이나 산업단지 조성 그리고 지역 특화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의 대상지가 되겠지만 물론 이 경우에도 엄격한 요건의 충족과 공정한 심의를 거치게 된다.

개발제한구역을 바라보는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다. 보존론자는 개발을 제한하는 구역이라는 소극적·보수적 패러다임을 지양하고 지구온난화를 저지하기 위해 환경을 지키고 보전하는 '생태환경벨트'라는 적극적·옹호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할 것이고, 해제론자는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녹지지역의 의미가 퇴색하고 개발 가능지가 고갈되었기에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서 개발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민선7기 '(정신적으로) 정의롭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광주'를 지향하는 우리시에서는 개발제한구역 관리에 있어서도 광주다움을 담아내고자 한다.

'광주다움'이란 광주만의 고유하고 독특하며 유일한 것을 발굴하여 도시전역에 확산시키고 상품화·브랜드화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광주경제를 살리자는 것이다.

개발제한구역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품격있는 생활을 담보해 낼 수 있는 생태공간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공공복지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시민의 건강을 지켜줄 도시의 허파 그리고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광주 발전의 주요 자원으로서 개발제한구역(GB)의 역할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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