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무안] 정근산 기자=전남도 산하 출연기관들의 지난해 경영평가가 대부분 뒷걸음질 한 가운데 각 기관들이 제대로 된 개선방안조차 내놓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3월부터 3개월 간 산하 출연기관 13곳에 대한 ‘2017년 경영평가’를 실시했다.

평가는 출연기관 경영실적과 기관장 성과계약으로 이뤄졌고, 경영실적 평가에서 신용보증재단, 여성플라자, 환경산업진흥원 등이 ‘나’ 등급을, 정보문화산업진흥원, 중소기업진흥원, 테크노파크가 ‘다’ 등급, 문화관광재단, 순천의료원이 ‘라’ 등급, 청소년미래재단, 복지재단, 강진의료원이 최하등급인 ‘마’ 등급을 받았다.

기관장 성과계약 평가에선 정보문화산업진흥원, 중소기업진흥원이 ‘우수’ 등급을, 녹색에너지연구원, 신용보증재단, 여성플라자 등이 ‘보통’ 등급, 청소년미래재단, 테크노파크, 순천의료원이 ‘미흡’ 등급, 강진의료원이 ‘매우 미흡’ 등급을 받았다.

출연기관 대부분의 점수가 전년보다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고, 전남도는 성과급과 출연금 차등 지급 등 페널티와 함께 지난 8월까지 기관별 경영개선 대책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하지만, 출연기관들이 자체 마련한 경쟁력 강화 방안 대부분이 ‘눈 가리고 아웅’식에 그치거나 전년도 이행계획을 짜깁기한 수준에 그치면서 혁신의지가 없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해마다 구성원 간 갈등과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평가 분야 모두 최하등급을 받은 강진의료원은 사실상 경영 개선을 포기했다.

강진의료원은 올해 개선안으로 ▲이해관계자 유형분류와 이에 따른 접점 관리 방안 마련 ▲직무 분석과 기관특성을 반영한 NCS 체계 도입 및 활용을 핵심으로 제시했다.

강진의료원은 그러나 이해 관계자 접점 관리는 관리 전문인력 부재로, NCS 체계는 직무개념 불명확, 직무분석·평가 과정의 어려움, 연공서열 중심 문화, 직무별 시장임금 벤치마킹 어려움, 직무 유지보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도입이 불가하다는 진단을 스스로 내렸다.

남품비리와 계약특혜 등이 드러나 징계를 받은 순천의료원 역시 ▲의료원 역량모델 개발·적용 등 경쟁력 강화 ▲인력운영 계획 수립 등 시늉만 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태양광발전 임대사업자 특혜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테크노파크도 ▲고객만족경영 기본계획 수립 ▲노사협의회를 통한 경영개선 방안 도출 등 두루뭉술한 이행계획을 내놨다.

채용비리와 직원 갈등 등으로 경영실적 최하등급을 받은 전남복지재단의 경우 ▲시·군 협력체계 강화와 신규정책 협업과제 개발 ▲인력·역량·직무 분석 ▲각 사업별 환류체계 점검 ▲자체 감사기능 강화 등을 개선책을 내놨다.

복지재단은 지난해에도 ▲경영평가 실적회의 기능 강화 ▲핵심 사업별 세부 실행계획 수립 및 평가체계 확립 ▲단위사업별 환류 방안 정비 ▲감사담당자 지정 등 올해와 유사한 개선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나 역시 시늉만 내는데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추행과 채용비리 등으로 감점을 받은 문화관광재단도 ▲재단윤리경영위원회 개최 및 윤리위원 역할 강화 ▲청렴마인드 함양 및 역량강화 교육 추진 등 지난해와 동일(내부 감사 시스템 구축, 직원윤리·청렴교육 확대)한 이행계획을 내놨다.

나머지 기관들 역시 직무역량강화, 고객만족, 시군 협업과제 발굴, 인사활성화, 성과지표 개발, 노사상생 등 기존 업무를 나열하거나 지난해와 유사한 이행계획을 제출해 산하기관 혁신을 위한 전남도의 강력한 쇄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