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매일=광주 ] 이보람 기자 =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생과 선생, 학부모 등 다양한 인물들이 벌이는 촌극 소설 ‘시트콤’이 출간됐다. 각 인물들 사이에서 엉뚱하고 황당한 상황이 돌발적이고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저자 배준은 동영상을 재생시킨 듯한 문장으로 TV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글을 선사한다.

소설은 주인공인 고등학생 이연아가 가출을 하면서 총 6장으로 구성된다. 이연아는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만 사는게 싫다며 학교를 그만두려 한다. 이 말을 들은 물리 선생님은 “청춘 같은 소리하네”라며 무시하고 이연아는 가출을 한다. 상담실, 학원가, 모텔, 학교 뒷산 등의 공간에서 기묘한 에피소드들이 발생한다. 그 상황 속에서 저마다 수상한 행동을 취하며 그 행동은 또 다른 파장을 불러온다.

저자 특유의 코믹한 연출과 속도감 있는 전개는 독자들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그러나 한국에 사는 학생과 선생, 부모의 삶 등 이 시대 한국의 세태를 노골적이고 극단적으로 그려낸다.

장난 같은 현실 세계 속, 등장 인물들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 대립하며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하나의 사건에 그와 비슷한 성격의 다른 사건을 함께 엮어 코믹하게 풍자한다. 어머니가 시키는 것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발버둥 치는 이연아는 부조리한 기성의 것을 거부하고 진보해 나가는 현재의 젊은이들을 대변한다.

이 소설은 저자의 첫 소설로, 제1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수상했다. 수상 당시,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큰 기대감을 샀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소설가 백민석은 “공모전 심사를 하며 이처럼 즐겁기는 어렵다”며 “시트콤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 원고를 들고 다니며 읽었다”고 평을 밝혔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에서 선보이는 ‘새소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새소설 시리즈는 한국문학에서 참신한 젊고 새로운 작품을 소개한다.

밤이 길어 심심해지는 가을, 유쾌한 ‘시트콤’ 한 편 읽으며 정신없이 웃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