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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매일 기고- 공공조달시장의 ‘휘슬블로어(whistle-blower)’
2018년 11월 05일(월) 19:12
김지숙 광주지방조달청장





“내가 원하는 것? 글쎄...정의를 사랑한 깡패?”

영화 ‘내부자들’에 나오는 정치깡패 안상구의 대사다. 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현직검사와 정치깡패가 합심하여 내부고발을 하는 영화로 2015년에 개봉하여 흥행몰이에 성공 했다. 흔히 내부고발이란 기업이나 정부기관 내에 근무하는 조직의 구성원이나 구성원이었던 자가 조직 내부에서 저질러지는 부정, 부패, 불법 등을 양심 선언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정행위를 봐주지 않고 호루라기를 불어 지적한다는 뜻으로 ‘휘슬블로어(whistle-blower)’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현실에서도 이러한 휘슬불로어의 역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기관의 휘슬블로어는 대부분 민원의 형태로 나타난다. 통상적으로 민원이란 원래 불편 사항을 개선해달라고 행정기관에 신청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부정, 부패, 불합리를 고발하는 것도 포함한다. 특히 조달기업과 수요기관사이에 이해관계가 많은 조달시장의 경우 단순 민원 외에도 고발형 민원, 즉 휘슬블로어가 매우 많은 편이다. 지난해 조달청에 접수된 민원 중 제도·정책이 불합리하여 이를 개선해 달라거나 경쟁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있어 이를 시정해 달라는 휘슬불로어 민원이 297건으로 전체 민원건수인 2,309건의 13%를 차지했다.

우선 제도개선을 요구했던 사례를 살펴보자. 조달청은 지난해 사업자등록증 대신 고유번호증을 보유한 비영리법인의 경우에도 조달업체 등록을 허용해 달라는 민원이 있었다. 종전엔 조달업체 등록을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했다. 따라서 고유번호증을 보유한 비영리법인의 경우에는 법령상으로는 입찰참가자격이 있음에도 조달업체 등록이 허용되지 않아 불편을 겪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고유번호증을 보유한 업체도 나라장터 조달업체등록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다만, 고유번호증 업체가 조달계약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였음에도 수익사업 개시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세금 누수를 막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 문제는 조달관련 정보를 국세청에 제공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공공조달시장의 참여는 확대하면서도 탈세의 여지를 없애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두 번째는 불공정행위를 고발한 사례이다. 중국산 제품이 국산인 것처럼 공공조달에 납품되고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 조달청과 관세청은 지난 해 9월부터 중소기업이 조달 납품하는 방역작업용 보호복 등 안전용품의 원산지 둔갑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합동단속을 벌여 외국산 방역작업용 보호복, 형광조끼, 활동모 등 24억원 상당의 41만점을 적발했다. 이 경우 민원인은 단순히 자신의 개인적 욕심을 위해 남을 일러바치는 비겁한 밀고자가 아니라 공익을 위해 제보하는 ‘휘슬블로어’로 보아야 한다. 중국산 제품을 국산으로 속여 납품하는 불공정한 행위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투자로 기술력을 높여가고 있는 중소 조달기업에게 암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최근 공공조달시장의 휘슬블로어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불공정조달행위 조사도 탄력을 받고 있다. 조달청은 불공정행위를 조사하는 공공조달관리과와 불공정행위로 발생하는 부당 이득을 조사?환수하는 조달가격조사과를 신설한데 이어 관세청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양 기관은 불공정한 조달행위 근절을 위해 상호 협력함으로써 건전한 중소기업을 지원하여 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공공조달시장에서 휘슬블로어의 역할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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