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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과 역사여행<35> 종묘

역대 왕들의 신주 모신 왕실 사당
우리나라 처음 등재된 세계유산
1년 중 5월·11월 종묘대제 모셔

2018년 11월 08일(목) 17:21
종묘는 토요일엔 자유관람이지만 다른 날은 시간제 입장이며, 종묘 인솔자를 따라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영녕전 앞 종묘대제 모습.
“외계인이 우리나라를 침략한답니다.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해요. 제일 먼저 무슨 결정을 내릴까요?”

조선의 건국이란 주제로 역사여행을 가면서 종묘 해설을 시작하며 던지는 질문겸 도입 멘트입니다. 외계인의 침략이라는 경험 밖 상황이라 무슨 대책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조선이라면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는 고관들은 “종묘사직을 지키셔야 하옵니다”로 의견 합일합니다. 사극 대사로도 익숙한 말이지요. 조선이라는 국가를 지탱하는 제일 원칙은 종묘와 사직을 지켜내는 것입니다.

마루 종(宗)에 사당 묘(廟)를 쓰는 종묘는 역대 왕들의 신주를 모신 왕실 사당이고, 토지신 사(社)에 곡식 직(稷)을 쓰는 사직은 농사의 신을 모시는 공간입니다. 오늘은 종묘를 찾아갑니다.





종묘는 지금도 아무 때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토요일은 자유관람이지만 다른 날은 시간제 입장이며, 종묘 인솔자를 따라서만 이동이 가능합니다.

신성 구역이니 말에서 내리라는 입구의 하마비부터 해설을 시작, 중요도에 비해 소박하게 세워진 외대문을 통과해 세계유산 알림판에 닿습니다. 종묘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등재된 세계유산이고, 종묘에서 행해지는 의례는 세계무형유산입니다. 유교 종주국 중국에서도 단절된 종묘행사를 우린 아직도 거행하고 있으며, 중국과 대만은 기억으로만 남겨진 의식을 우리에게서 배워 재현해 보려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아예 악사를 파견해 종묘 행사에 사용된 편경 연주법을 익히게 합니다.

일반인은 찾기 힘든 한 켠에 모셔진 공민왕 신당을 찾아갑니다. 종묘는 조선 역대왕들의 위패를 모시는 곳인데 고려시대 공민왕도 종묘의 별도 공간에 모셔져 있습니다. 뭐가 날아와 어디에 앉아 이곳에 자리를 마련했다는 전설류는 믿을 바가 못되고, 역성혁명에서 조금이라도 앞왕조의 정통성을 이어받으려 마지막 개혁군주인 공민왕을 조선왕조의 사당에 모셔놓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왕들이 거닐었던 길 따라, 아 잠깐. 종묘는 입구에서부터 신들이 다니는 길과 왕과 세자가 다니는 길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흙길 가운데에 세갈래 길을 만들어 입구에서부터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가운데 길을 따라가면 임금의 위패를 모시는 종묘 정전에 닿게 되고, 좌우측 임금과 세자의 길을 따라가면 제사 대기 장소인 왕이 마지막 목욕을 했던 곳에 닿습니다. 몸도 정신도 최대한 정갈한 상태를 유지했을 것입니다.

선대 임금의 신주를 모신 건물은 크게 두 곳이 있습니다. 정전이라는 곳과 영녕전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정전이 핵심입니다. 정전 앞에 서면 일렬로 늘어선 기둥과 같은 크기의 칸칸을 다시 길다란 맞배지붕이 누르고 있어 숨을 들이쉬며 한참을 참아야 합니다. 막힌 숨은 월대에서 토해 냅니다. 땅 위 1미터 높이로 정전의 건물을 받치고 있는 월대. 정전 앞에 서면 숨막힘과 트임이 공존합니다.

19칸의 정전에는 태조 이성계를 시작으로 마지막 임금 순종까지 19분의 왕과 왕비의 신주가 모셔져 있습니다. 태정태세 문단세로 헤아리면 전체 27명의 조선왕중 존재감 - 이야기 꺼리가 있는 왕은 정전에 모셔져 있고, 그렇지 않는 왕들은 옆 영년전 16칸에 모셔져 있습니다. 19+16은 35인데, 조선의 왕이 35명인가?

추존왕이라고 있습니다. 이성계 4대조에 왕의 아들이 아닌데 왕에 올라서 윗대를 왕으로 올린 대표적으로 인조의 아버지는 원종이 되고, 고종때 황제로 등극하며 윗대를 왕위로 올린 왕들까지 아홉이 훗날 왕으로 올려져 추존왕이라고 합니다. 거기다 연산군 광해군 사연까지 더해지면 종묘에 모셔진 왕들 숫자 계산이 좀 복잡해집니다.

조선 왕조 임금 27에 연산군과 광해군을 빼면 25, 다시 추존왕 아홉을 더하고,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을 더해 35분의 왕과 왕비의 신주 83위가 모셔져 있습니다.

35분의 왕이라면 왕비까지 더해 70인데 왜 83일까?

왕비에게 왕은 한명이지만, 왕에게 왕비는 여럿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종묘에서는 5월과 11월 매년 2회 종묘대제를 모십니다. 11월 행사는 지난주에 다녀왔고, 내년 5월 행사는 제가 버스 잡아놓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는 2013년부터 매년 두 차례 종묘행사에 참관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는 자료집 후기 부분에 이런 란을 만들어 놓습니다.

“종묘 제례는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아니다 필요없는 제사이다. 왜냐면 □□□□ 때문에.”

전통은 지키는 것입니다. 지켰기에 전통이 되었고, 지키지 못했다면 존재하지 않았겠지요. 전통을 지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땅의 많은 ‘나’들이 ‘우리’라는 공동체로 인식하려면 과거에서 지금으로 이어지는 어떤 동일성이 바탕이 됩니다. 그것이 전통이고, 전통을 지키는 의미겠지요.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사명….

/체험학습 동행 (historytour.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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