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광주] 고광민 기자 = 금품을 미끼로 알몸사진을 요구하고, 음주단속을 피해 단속경찰과 도주극을 벌이는 등 일선 경찰관들의 기강해이 문제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14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관내 현직 경찰관 A씨(46)가 평소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 B씨의 알몸 사진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를 벌이고 있다.

B씨는 지난달 초 A씨가 자신의 알몸사진을 요구한 혐의(강제추행 등) 등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업을 하다 경영난을 겪으며 급전이 필요하다는 B씨에게 투자금을 미끼로 신체사진을 찍어 보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서 B씨는 “A씨에게 특정신체 사진을 찍어 전송했지만, 이후 입장을 번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A씨는 자신이 먼저 사진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청은 최근 A씨를 지역 모 파출소로 인사 조치했으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해 혐의 적용과 징계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음주운전에 걸리자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도주극을 벌인 40대 경찰관도 덜미가 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술을 마시고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북부경찰서 소속 C경위를 불구속 입건했다. C경위는 지난 8일 밤 11시 25분께 제2순환도로 유덕톨게이트에서 운전면허 정지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73％ 상태로 자신의 차를 운전한 혐의다. C경위는 음주단속을 나온 경찰을 그대로 지나쳐 제2순환도로로 달아나 13㎞가량을 질주했다. 다행히 도주과정에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북부경찰서 소속 D경위도 지난 10월 광산구 한 교차로에서 면허정지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82％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됐고, 지난달 12일엔 무안경찰서 소속 E경위가 광주 광산구 상가 뒤편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주차된 승용차 2대를 들이받았다. 사고를 낸 E경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6％로 조사됐다.

일부 경찰관들의 일탈행위로 내부 분위기는 엉망이다.

지역 한 경찰관은 “동료 경찰들이 성추문이나 음주문제 등에 연루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얼굴이 화끈거린다”며 “이런 사고가 한번씩 터질 때마다 해당 경찰서는 발칵 뒤집힌다”고 전했다.

억울함도 호소한다. 또 다른 경찰관은 “일부의 일탈행위를 마치 모든 경찰관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매도 당할 땐 억울하기도 하고, 직업에 대한 회의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에 대한 직업정신과 윤리의식이 투철한 인재를 키워 낼 수 있는 근본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경찰행정학과의 한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에선 올바르고 정상적으로 경찰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법을 집행하는 경찰이 특별한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갖고 입직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