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맛보기> 안평환 광주광역시도시재생공동체센터장



도시재생, 사람중심으로 마을을 변화시켜나가는 것

공간 변화에서 삶의 질 높이는 복지개념 확대

주민의 역량 키우는 마을 활동가 양성에 주력

자원과 여건 달라 특색 찾아 사업 추진 바람직

광주광역시는 국토교통부의 2018년 도시재생뉴딜 공모사업에 5개 사업이 선정되면서 민선7기 들어 본격적인 광주다운 도시재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선정된 사업은 경제기반형 뉴딜사업인 ‘광주 역전(逆轉), 창의문화산업 스타트업 밸리’와 중심 시가지형에 북구의 ‘대학자산을 활용한 창업기반 조성 및 지역상권 활성화’사업이다. 또 주거지 지원형에 동구의 ‘문화가 빛이 되는 동명마을 만들기’, 서구의 ‘벚꽃 향기 가득한 농성 공동체 마을’, 남구의 ‘더 천년 사직, 리뉴얼 선비골’ 등 3곳이다. 특히 광주역 일원의 ‘광주 역전(逆轉), 창의문화산업 스타트업 밸리’ 조성사업은 전국에서 포항과 함께 단 2곳에 포함돼 국비 250억원을 지원받게 되며 이들 5개 사업에 국비만 700억원이 지원돼 도시재생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글 박종수 기자 사진 김태규 기자·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제공



행정과 자본 의존하는 개발위주 사업 탈피

이처럼 광주도시재생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지난해 설립된 광주광역시도시재생공동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센터를 이끌고 있는 안평환대표이사(51)는 도시재생사업은 “단순하게 외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재생을 통해 지역을 활성화하고 주민 참여를 통한 공동체 형성과 사람 중심의 따뜻한 도시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따라서 재생사업은 개발위주가 아닌 사람중심으로 마을을 변화시켜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사업은 그동안 행정과 자본의 영향력에 의한 개발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해 주민이 주도하고 적극 참여하는 도시재생이다. 따라서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선정된 5개의 사업 역시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협의를 통한 주민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다.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 역시 이런 흐름에 발맞춰 주민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주력해왔다. 안대표는 지난 1년간 센터에서 “첫째, 마을활동가 양성과 둘째, 마을 공동체 형성 셋째, 주민이 직접 결정하고 집행하는 제도의 정착에 중점을 둬왔다”면서 도시재생사업을 주민이 스스로 마을 변화에 앞장서는 진정한 주민자치학교에 비유했다. 그래서 안대표가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바로 마을 활동가 양성이다. 그는 20년 전부터 마을 공동체운동에 뛰어들면서 절실하게 느낀 것이 주민의 역량 키우기였다. 아무리 좋은 사업을 하더라도 주민들의 역량이 부족하고 준비가 안되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센터는 현재 40명의 마을활동가(코디네이터)를 선정해서 교육을 시키고 있다. 1년 단위로 진행되는 교육을 통해 이들이 마을 사업을 주도하고 핵심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마을공동체는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다. 200여개이던 마을공동체는 지금 600여개가 넘게 확장됐다. 이들 공동체는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 또 모임같은 소규모형태로 그룹을 이뤄서 활동하며 참여를 확대시킨다. 주민들이 직접 결정하는 시스템은 사업을 추진하는데 주민이 직접 제안하고 결정해서 집행하고 평가를 한다. 과거 같이 국가나 지방기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참여해서 마을 특색에 맞게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도시재생은 마을공동체 역량 갖춰야 성공

안대표는 도시재생은 마을공동체 역량을 갖춘 곳에서 시행돼야 성공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마을 마다 자원과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특색을 찾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도시재생은 치유를 하고 막혔던 통로를 뚫어 소통하고 생기를 불어넣는 것이 본질이라”며 “아직도 시민들이 재생을 개발위주로 이해하며 생소한 것이 문제라”고 재생전문가로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안대표는 광주지역 마을운동의 1세대로 불릴 정도로 일찍부터 마을공동체사업에 참여해왔다. 오랫동안 YMCA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좋은 동네 만들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시민운동단체와 함께 우리사회를 바꾸는 대안이 공동체회복에 있다고 판단, 도심속에서 이를 실현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는 우선 아파트입주자대표, 관리소장등 마을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학습동아리 ‘좋은 동네 만드는 사람’을 만들어 교육을 시키고 의식을 변화시키는데 앞장섰다. 당시 ‘좋은동네 만들기, 왜 공동체인가’라는 책까지 만들어 배포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안대표는 “주민을 찾아가는 교육, 소규모 단위의 토론식교육을 시행해서 호응도가 높았다”면서 교육을 통해 마을공동체사업에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는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직접 양림동과 양동의 마을가꾸기사업에도 참여하며 그의 역량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이후 서구문화센터 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마을 공동체사업에서 잠시 비켜서게 됐다. 안대표가 잠시 활동을 중단한 10년 사이 광주 마을공동체사업은 단순한 마을 가꾸기에서 탈피해 디자인과 문화를 입히는 단계로 발전하며 사업규모도 커졌다. 일부 마을들은 10억원 단위의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마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예전에 안대표가 직접 참여해온 마을 공동체사업의 진화과정을 지켜보면서 그가 새롭게 느낀 것은 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주민이 주체로 참여하더라도 재정의 뒷받침 없이는 영속성을 갖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안대표는 “마을 공동체사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사회적 경제 조직과의 결합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한다”면서 “이후 도시재생의 컨셉이 바뀌면서 단순한 공간의 변화에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개념으로 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도시재생의 개념을 규정했다.

마을공동체 기본조례제정에 깊숙이 관여

현재의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는 안대표의 이런 활동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들이 버무려져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 98년도 제정한 마을공동체 기본조례에 깊숙이 관여했고 최근 만든 도시재생 기본조례제정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 도시재생기본조례에 의해 탄생한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는 그에게 특별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타지역과 달리 광주의 도시재생공동체센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재생과 공동체가 어우러져 만들어졌다. 센터는 마을재생에 대한 정책연구와 전문인력 양성, 유관기관과의 단체 플랫폼역할을 수행한다. 광주시가 재정을 출연하고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센터는 현재 11명의 직원들이 ‘사람중심의 도시재생, 살기 좋은 마을공동체 광주’ 실현을 위해 애쓰고 있다.

안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 99개 가운데 70%는 마을 단위에서 하는 ‘우리 동네 살리기’사업으로 최근 선정된 광주의 도시재생사업가운데 3개는 마을단위에서 나머지는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될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경제기반형 뉴딜사업으로 선정된 ‘광주역전(逆轉), 창의문화산업 스타트업 밸리’는 도심기능 쇠퇴가 심각한 광주역 일대를 미래형 문화콘텐츠산업을 이끄는 원도심 문화경제권 조성을 목표로 추진된다. 내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KTX 진입 중단, 공공기관 이전으로 쇠퇴한 광주역 주변을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창의 문화산업 경제거점으로 조성하고 유휴 부지를 활용해 복합 개발하는 사업이다.

중심시가지형(대학 타운형)으로 선정된 ‘대학자산을 활용한 창업기반 조성 및 지역상권 활성화’는 전남대와 북구청이 지역공헌센터를 설립해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전남대 주변에 400억원을 투입하며 대학자산 지역 환원을 위해 지역공헌센터 건립, 도시재생 플랫폼, 창업지원주택 등이, 지역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공유상점 리모델링, 테마거리 활성화, 평화프라자 리모델링 지원, 청년인문학상점 조성 등이 추진된다.

안평환 대표

안대표는 센터는 “행정과 주민의 중간다리 역할을 통해 주민 참여를 통한 공동체 형성과 사람중심의 따뜻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가는데 플랫폼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면서 “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시는 도시재생 사업의 한계로 지적돼온 낮은 주민 체감도, 민간자본 주도의 대규모 철거사업으로 인한 둥지 내몰림, 중간지원조직 부재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계획 단계부터 실행, 환류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혁신모델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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