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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100년 역사 고스란히 담은 복합문화공간 ‘39-17 마중’

전통 한옥의 와인다이닝·카페·게스트하우스
상설체험·공연·전시 등 복합문화공간 역할

2019년 01월 10일(목) 17:10
한·일·양식의 건물이 혼합된 목서원.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고 있다.
[ 전남매일=광주 ] 이보람 기자 = 나주는 광주로 행정 중심이 옮겨지기 전까지 전라도의 수도로서 상당한 재력을 지닌 동네였다. 과거 동학농민운동과 의병운동이 일어났던 나주는 재력을 바탕으로 의병을 지원하기도 했다. 현재 나주 향교 옆에는 당시 재정을 담당하던 수장인 나주 정씨 향리 집안의 집터와 집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해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39-17 마중’(이하 마중)은 4,000평이 넘는 넓은 땅에 3개의 전통식 한옥 건물이 들어서 있다. 지난 2017년 12월 7일 오픈한 마중은 100년 전부터 차례로 지어진 정자와 가옥, 쌀창고를 개보수해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공연, 전시, 체험 등이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13회 이상의 공연과 4회의 전시가 열렸으며, 현재도 주말마다 나주 돈차체험(가칭)과 화과자 체험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입구를 따라 들어가다보면 제일 먼저 ‘난파정’을 볼 수 있다. 난파는 난초향이 가득한 가파른 언덕을 의미하는데, 마중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있다. 난파 정석진을 기리기 위해 아들 정우찬이 1915년 건립한 난파정은 건물이 지어진 지 올해로 100년 하고도 4년이 더 지났다. 난파 정석진은 1896년 전라도 유일한 나주을미 의병장이며, 동학농민운동 당시 수성군 대장으로 8개월동안 여섯 번의 승전을 거둬 나주를 방어한 향리 수장이다. 암반 위에 지어진 난파정은 과거 선비들이 놀던 오락정이었으며, 이후 제각으로 사용되다 지금의 모습까지 이르렀다. 2개의 방과 1개의 거실로 이뤄진 난파정은 거실에서 다함께 다과를 즐기며 수다를 떨다가 잠을 잘 때는 각자의 방에서 쉴 수 있어 게스트하우스로 각광받고 있다. 또, 화장실과 주방을 따로 지어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문고리부터, 옷걸이, 건물의 기둥 등 옛스럼이 고스란히 묻어나며 어린 시절, 시골 집에서 나던 특유의 나무 향도 맡을 수 있다. 난파정은 높은 언덕에 위치한 만큼, 나주가 한 눈에 훤히 들여다 보이는데, 바로 옆 향교에서 혁신도시까지 탁트인 남 부럽지 않은 ‘뷰’를 자랑하기도 한다.

언덕을 내려오면 이곳의 포토존이자 시그니처인 목서원이 우리를 마중 나와 있다. 목서원 앞에 큰 나무는 금목서로 목서원 이름의 유례이기도 하다. (구)난파 고택인 목서원은 정석진의 손자이자 나주 유지였던 정덕중이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당시 유일한 건축대서사였던 박영만과 함께 1939년에 지은 집이다. 마중의 이름인 ‘39-17’ 또한 목서원과 관련이 깊은데 ‘1939년의 근대 문화를 2017년에 마중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목서원은 한·일·양 절충식 가옥으로 어머니를 위한 공간은 양식 구조로 돼 있다. 정씨 집안의 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독특한 모양의 창문부터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다락방도 그대로 유지 중이다. 시원하게 트인 창문 사이로 보이는 널찍한 마당 역시 옛 정취와 고즈넉한 볼거리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정덕중이 자신의 본가로 사용한 곳의 외벽 창살은 일본식 건물 같으면서도 한국의 정서와 잘 어우러진 독특함을 무기로 관광객들의 인기 포토존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목서원은 마중의 남우진 대표(46)가 첫 눈에 보고 반한 곳으로 넓은 땅과 전통성이 깃든 건물의 특색을 살려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된 곳이기도 하다. 목서원 역시 4개의 방을 가진 게스트하우스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낮에는 커피와 음식을, 저녁엔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카페는 원래 쌀창고로 쓰이던 건물이었다. 카페는 개보수 과정에서도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전통 한옥 방식을 고수했다. 내부는 수원에서 활동 중인 캘리그래피 작가들의 작품들과 그림, 나주 청년들이 만든 10종의 나주 엽서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의 커피 역시 나주 청년들이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맛의 풍미와 지역성을 더했다. 또, 카페에서는 종종 전시회가 진행되기도 하는데, 남 대표는 전시작을 한 두점씩 구매해 내부에 진열해 놓기도 한다.

하루 전 예약하면 고추장 불고기와 된장국, 3가지의 반찬이 나오는 연잎밥 도시락도 맛볼 수 있다. 혁신도시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으러 올 정도로 인기있는 메뉴라고 한다.

저녁엔 치즈를 베이스로 한 안주와 함께 와인도 즐길 수 있어 동서양의 조화를 이룬다.

이덕에 지난해에는 일제시대 정율성 선생의 음악을 다룬 한·중 합작 영화 촬영이 이뤄졌다. 정율성 선생이 일본 순사에게 좇겨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장면을 찍음과 동시에 일제시대 때 지었던 나주 정미소를 함께 촬영해 지역 곳곳이 소개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마중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한옥의 향수에 젖은 중·노년층부터 사진을 공부하는 젊은 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현재는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는데 이는 아직 큰 계획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중은 추후, 나주 돈차와 야생 녹차와 같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화과자와 국수 등을 상품화할 예정이다. 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게 100년 전 난파정을 둘러싸고 있었던 대나무 숲을 이용한 미로 숲을 만들고 서민형 한옥 게스트하우스도 오픈 예정이다.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남 대표는 “향교 권역의 관광 입구 역할로서 나주를 방문하고 싶어지는 생각이 드는 하나의 큰 관광단지화를 만들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보람 기자         이보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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