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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내몰린 비정규직-(2)현장 문제점과 피해사례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 유명무실
‘4대 보험 요구했다 계약해지’ 등 근로환경 열악
‘부상’ 공상처리 불이익…안전교육도 형식적 수준

2019년 01월 10일(목) 18:34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화를 내세우며 비정규직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실정이다.

4대 보험을 요구했다가 계약연장에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업무 중 부상을 당하더라도 산재처리가 아닌 공상처리를 권유당하는 상황이다.

10일 광주·전남지역 노동·시민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선언했음에도 공공기관과 사기업에서는 정규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각종 편법으로 비정규직을 해고하거나 산업재해 보장 등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있다.

생계가 놓인 계약문제를 두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을’이 될수 밖에 없는 현실도 문제다. 계약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약과정에서 업체 측과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 일자리를 잃기도 하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아자동차 자재납품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A씨는 ‘계약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사측의 통보를 받았다. A씨는 4대 보험을 보장받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들어주지 않았다. 광주고용노동청에 사측을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하기 위해 A씨와 함께 준비를 해오던 6명도 계약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사측의 통보를 받고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

금호타이어 하도급 업체 소속 청소노동자들도 하청업체인 에스텍세이프가 기존 고용조건을 인정하지 않은 채 신입사원을 채용하려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원청인 금호타이어에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7일 오후 2시부터 광주공장 크릴룸에서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에스텍세이프는 임금수준 유지와 정규직 고용,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했으나 단체협약 승계는 무리한 요구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후 광주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중재로 절충안을 논의했고, 하도급 계약 변경과정에서 고용·단체협약·노동조합 승계에 합의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인정받는 과정도 순탄치 않다. 피해자가 산재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점도 계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역학조사가 여전히 의학적 인과관계에 치중돼 질병의 경우 불승인율이 높기 때문이다. 산재처리에 부담감을 느낀 업주는 근로자에게 공상처리를 유도하기도 한다.

B씨는 광주 북구의 한 공장에서 근무 첫 날 손가락을 다쳤다. 업주에게 치료비를 요구했지만, 개인의 잘못이라며 되레 B씨의 잘못으로 돌리며 사직을 권유했다.

광주비정규직센터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재보험은 산재가 적을수록 보험료를 적게 내는 방식이라 사업주가 산재를 은폐하기 위해 공상으로 처리하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면서 “이를 통해 피해자는 국민 세금인 건강보험으로 치료받고, 기업은 산재보험료를 할인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위험물을 다루는 산단 등지에서는 짧은시간 교육을 한다거나 아니면 명단에 싸인만 받는 등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도 형식적이다”면서 “업체들의 안전교육 강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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