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이 장기화 되면서 지역대학생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눈물겨운 취업전쟁을 치르고 있다. 방학을 이용해 각종 스펙을 갖추기 위한 자격증 취득부터 학점관리를 위한 계절학기 청강, 취업가산점이 붙는 다양한 봉사활동까지 ‘총성없는 취업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13일 광주·전남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지역의 각 대학이 기말고사 일정을 모두 끝내고 겨울방학에 돌입했다. 방학기간은 오는 2월말까지 두 달간 60여일 정도다. 일반적으로 방학기간 동안 대학생들은 용돈벌이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배낭여행·단기어학연수 등 자기계발 투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러나 갈수록 대학생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저학년인 1~2학년 재학생들까지 본격적으로 취업전쟁에 내몰리고 있다. 학원이나 학교에서 개설되는 토익강좌 등을 수강하는 것은 기본이고, 학점관리를 위해 계절학기 수강 및 각종 자격증 취득과 취업에 필요한 여러 스펙을 쌓고 있다.

몇 년전만 하더라도 이수학점이 부족한 학생들이 계절학기를 들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학점을 높이기 위해 수강을 신청한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대학 2학년인 서 모씨(24)는 “겨울방학기간 학점관리를 위해 계절학기를 신청했다”며 “학점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취업이 어려울 것 같아 1학년 때 학점이 낮은 과목을 재수강했다”고 말했다.

방학기간 동안 토익과 적성검사 등에 올인하는 학생들도 상당수다. 취업 필수 자격증인 토익시험 유형이 수년 전에 바뀌면서 난이도가 한층 높아져 미리 대비하는 학생들로 학원가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전남대 후문 주변의 어학원들은 겨울방학 특수를 잡기 위해 앞다퉈 학원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토익문제 유형과 난이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어 수강생들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관련상담을 위해 지난달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이 모씨는(3년) “시험유형이 바뀌기도 했고 시험성적 만료기간도 얼마 남지 않아 토익을 다시 봐야 할 것 같아 등록했다”며 “토익점수가 높다고 취업이 잘되는 건 아니지만 토익이 낮으면 취업기회조차 얻지 못해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기 위해 수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활동에 집중하는 대학생들도 눈에 띈다. 공기업과 대기업 취업 경우 해외봉사활동에 가점이 붙어 학생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각종 공모전이나 인턴제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회경험을 쌓는 학생들도 상당수다.

지역대학 한 관계자는 “1~2학년 등 저학년생들은 진로와 취업에 대한 구체적 계획에 앞서 본인 적성에 맞는 흥미있는 일에 관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고,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3~4년은 기업체에서 진행하는 인턴십이나 실무체험 활동을 통해 직무역량을 키우는게 중요하다”며 “갈수록 취업문이 좁다보니 저학년 학생들까지 자격증 및 각종 스펙쌓기에 혈안이 돼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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