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유치전이 과열되면서 경쟁에 뛰어든 지자체의 재정부담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부지매입 비용과 간접시설은 물론이고 운영비까지 부담해야 할 판이라고 하니 한숨만 나온다. 연구 중심 대학 유치 비용치고는 너무 과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전 측은 한전공대 부지선정과 관련해 2단계 평가 배점표를 마련하고 후보지에 대한 평가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후보지로는 광주 남구 압촌동 에너지밸리산단, 남구 승촌동 영산강문화관 수변공원, 북구 오룡동 첨단산단 3지구 등 3곳과 전남도가 신청한 나주 혁신도시 일대 3곳 등 모두 6곳이다.

한전 측은 1단계로 상위계획 부합성, 산학연 연계성, 인프라 활용성 등 항목등을 평가한 뒤 부지조성 비용, 부지제공 조건 등 경제성, 설립 지원계획, 지자체 지원계획 등 2단계 평가를 거쳐 오는 28일 부지를 최종 선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측의 2단계 평가항목을 살펴보면 부지제공을 비롯해 설립지원, 운영지원 등 지자체의 재정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한전의 평가 항목이 이처럼 까다로워진 것은 광주와 전남지역 지자체의 유치전이 치열해진 게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유치 경쟁에 뛰어든 모 지자체는 연간 운영비로 100억원 가량을 제시했다고 한다. 광주전남 일선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고려할 때 거의 '베팅'에 가까운 무리수로 보인다.

가난한 지자체가 수십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한전 측에 누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였다. 공동혁신도시가 아니라 '경쟁혁신도시'로 변질된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