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교육현장 곳곳에 산재해 있는 친일 잔재물 청산작업에 나섰다.

시교육청은 전문가그룹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교가와 교기·교목·기념비 등에 대한 친일 흔적을 전수조사해 잔재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17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조만간 ‘광주 친일 잔재조사 및 청산 TF팀’을 구성해 다음달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TF팀은 10명 안팎으로 민족문제연구소, 역사교사모임, 광복회, 광주시, 대학과 일선 학교 관계자 등이 참여한다.

TF팀은 교육청과 단위학교 차원의 청산계획 수립과 지원, 자료 수집·분석·정리, 보존·활용 방안 마련, 관련 컨설팅과 자문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다음달 중으로 교가와 교표, 교기, 교목 등 학교 상징물은 물론 기념비나 시설 등에 대한 1차 기초조사를 마친 뒤 3월부터 8월까지 구체적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학교 상징물들의 경우 교육공동체간 협의로 변경하고, 친일잔재 기념비와 건축물, 동상 등은 존치시킨 뒤 ‘다크 투어리즘’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교육당국의 ‘친일 흔적 지우기’는 광주시 의뢰로 광주교대 산학협력단이 진행해온 친일잔재 조사용역 결과와 역사교육 활성화 조례 등을 근거로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실태조사와 변경 과정에서 졸업생과 동창회, 학부모, 학교법인 등 각 구성원들의 공감대와 적극적인 지지를 원만하게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변경 과정에서 일부 갈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또 구체적인 근거자료가 아예 남아 있지 않거나 사료적 가치가 있음에도 오랜 기간 방치돼온 기록과 물건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실증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과 연계해 독립운동과 식민잔재 청산에 대한 국민적 호응을 유도하고, 민주·인권·평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덕중·고 학교법인 측은 친일음악가가 교가를 작곡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자체 TF팀을 만들어 교체작업에 나섰다.

또 조만간 열릴 졸업식에서는 교가없이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