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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라이프 선택이 아닌 필수

고래 뱃속 플라스틱 충격
지구를 살리는 작은 실천

2019년 01월 23일(수) 14:50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텀블러는 그저 집안이나 사무실 한구석에 전시되어 있는 물품 중 하나쯤이었던 것 같다.

물론 가끔 사용은 했지만, 매일은 아니었다. 오랜 지인이 항상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그동안은 굳이 매일 가지고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다. 일단 텀블러를 사용하려면 가방이 커야 했고, 가지고 다니는 것도, 사용 후에 씻는 것도 귀찮다는 생각이었다. 커피전문점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면 할인을 해주기도 했지만 할인보다는 몸이 홀가분한 것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일회용 컵에 담아주는 커피나 음료수가 편했다. 간편하게 마시고 그냥 버리면 되니까.

하지만 지금은 차에 용량이 다른 두 개의 텀블러가 있다. 텀블러를 넣어야 할 때를 대비해 가방도 적당한 공간이 있는 것을 들고 다닌다. 지난해 11월 죽은 채 발견된 고래 뱃속에서 쏟아져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를 본 이후다.

당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안에서 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는데 뱃속에서 플라스틱 컵 115개를 비롯해 6㎏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몸길이가 9.5m에 달하는 이 고래의 위장에서는 115개의 플라스틱컵 이외에도 하드 플라스틱 19개, 플라스틱병 4개, 샌들 2개, 플라스틱백 25개, 나일론 가방 1개, 기타 플라스틱 1,000여개가 나왔다고 했다.

그 고래가 죽은 원인이 뱃속의 플라스틱 때문이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실제 고래 뱃속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 사진을 봤을 때는 그것이 고래를 죽음으로 몰아갔을 것 같았다. 그 엄청난 플라스틱을 먹고 살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보다 앞서 태국에서도 둥근머리돌고래 뱃속에서 80여개의 플라스틱백이 나왔다고 했다.

고래 뱃속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면서 정신을 바짝 차렸다. 정말 하나라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플라스틱 일회용품은 일상에서 사용하기는 편리하지만 언제 썩어 없어질지도 모르고, 이렇게 어디론가 흘러 흘러 플라스틱 쓰레기가 되어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 아닌가.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을 전혀 안 쓸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 하나라도 줄여보자는 결심에 집안 구석에 박혀있던 텀블러들을 가지고 다니게 됐다.

텀블러 뿐만 아니다. 실천 가능한 에코라이프 몇 가지를 시작했다.

사무실에서도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종이컵은 쓰지 않기로 결심하고 개인컵을 사용하고 있다. 커피믹스는 종이컵에 마셔야 제맛이라지만 하루에 1개만 사용하지 않아도 한 달이면 30개, 1년이면 360개의 종이컵을 안 쓰는 셈이 된다. 장바구니도 필수템이다. 봉투가 필요하느냐는 캐셔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당당히 말하며 장바구니를 펼쳐드는 자부심도 생겼다.

최근 종이컵이나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정부 정책들이 잇따라 시행되고 있다. 편리함만 추구해왔던 현대인들의 생활에 늦었지만 제동을 건 것은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 물론 불편은 하다. 하지만 현재는 차치하고라도 미래를 위해서 이 작은 불편은 감수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고래지만 머지않아 사람이 저렇게 될수도 있는 일이다.

어릴 적 영화에서 공기를 사서 마시는 장면을 보고 ‘설마 공기까지 사서 마시겠어’라고 했었지만 현실은 정말 그렇게 될 상황이다.

미세먼지의 공습으로 어느새 공기청정기는 필수가전이 됐다. 하루가 멀다하고 미세플라스틱, 쓰레기 대란 등 환경오염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겨울에 줄곧 언급되는 ‘삼한사온’은 어디로 가고 ‘삼한사미’가 등장했다. 삼일 춥고 사일 미세먼지라는 말이다. 차라리 추운 게 나을 것 같다. 조금만 기온이 올라가면 미세먼지 주의보가 나오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지금이라도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면 좋겠다. 후손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에코라이프를 실천하는데서 시작된다. 날마다 가방 한편에 장바구니를 소지하고 텀블러를 챙기고 일회용품을 안 쓰는 일은 내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방법이다.
/최진화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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