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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존경하는 선생님

고병균(수필가·전 초등학교 교장)

2019년 02월 07일(목) 18:23
고병균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 두 분을 소개한다. 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만난 분들이다. 선생님은 성만 밝히고, 학생은 가명을 사용한다.

먼저 소개하는 정 선생님은 내 나이 서른을 막 넘겼을 때 총각 선생님으로 만난 여자 선생님이다. 5학년을 담임했는데, 나는 5반, 정 선생님은 6반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우리의 교실만 교무실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



뜨거운 열정·따뜻한 마음



나는 여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몹시 서툴렀다. 그러나 정 선생님은 달랐다. 학생을 어찌나 잘 다루는지 6반 아이들은 선생님이 없어도 스스로 공부를 했다. 교과서는 물론 전과나 수련장의 내용까지 쪽지로 만들어 들고 다니면서 외웠다.

그때에는 월말평가를 실시했었는데 6반 학생들의 점수를 따라 갈 수 없었다. 적어도 5점 이상의 차이가 났다. 그것이 몹시 부끄러워 나름대로 힘써 노력했으나 끝내 극복하지 못했었다.

이랬던 정 선생님이 수 년 전에 정년으로 퇴직했다. 뜨거운 열정으로 학생을 교육한 선생님, 하나부터 열까지 기초 교육과 기본 교육에 충실했던 선생님, 교육자적 자세가 너무도 진지하여 아름답게 보였던 선생님, 결과적으로 아이들에게 인생의 푸른 꿈을 심어준 선생님, 퇴직할 때까지도 교육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아니한 정 선생님은 나에게 존경의 대상이다.

다음으로 소개하는 신 선생님은 교장으로 근무할 때 만난 남자 선생님이다.

2006년 5월,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운동장에 어둠이 깔리는데 학생 하나가 교문 주변에서 오락가락 한다. ‘누구일까?’ 가까이 가보았더니 5학년 남자 학생이다.

“세한(가명)아, 왜 집에 안 갔어?”

무어라고 대답을 하는 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때 방에서 선생님이 나오더니 “네, 저하고 같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묻는 나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한다.

세한이는 2학년 여동생과 함께 홀어머니 슬하에서 생활한다. 여동생이 무릎을 다쳐 입원했는데, 그 어머니는 병원에서만 생활하고, 아들에게는 도대체 관심이 없다. 조금 무책임하다. 부지불식간에 고아(?)가 된 세한이는 이집 저집 떠돌면서 밥을 얻어먹었다. 그것도 한두 번이고 하루 이틀이다.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된 담임교사 신 선생님이 세한이를 불러 밥을 먹여주고 잠도 재워주면서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고 말한다.

신 선생님은 부부교사로 근무지가 서로 달라 근무중에는 떨어져서 생활한다. 신 선생님은 옛날 숙직실이었던 방에서 자취를 하는데, 자취하는 살림살이가 방의 한쪽에 놓여 있고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작은 책상도 하나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누우면 더 이상 공간이 없다. 이런 상황임에도 자기의 제자가 위기에 처한 사실을 그냥 넘기지 않고 그를 불러 돌보고 있다. 선생님의 제자 사랑이 눈물겹도록 고맙고 존경스럽다.



학교는 왜 존재하는가



학교는 왜 존재할까? 물론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존재한다. 설혹 세한이처럼 불우한 환경의 학생일지라도 그를 대한민국의 건강한 국민으로 길러내야 한다. 이것이 학교의 책무이고, 선생님에게 주어진 임무이다.

바라기는 대한민국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두 분 선생님을 본받았으면 좋겠다. 실력을 기르는 일에는 정 선생님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교육하고, 인성을 함양하는 일에는 신 선생님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교육하는, 좋은 선생님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2019학년도에는 단 하나의 학생이라도 장차 ‘나라와 고장의 발전에 공헌할 유능한 인재’로 양성하는 선생님, 단 하나의 학급이라도 그곳을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선생님, 이런 선생님이 하나 둘 나타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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