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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양민학살사건 긴 은폐 걷어내고 싶었죠”

함평양민학살사건 정면으로 다룬
백은하 단편소설 ‘귀향’ 눈길
최근 발간 소설집 ‘의자’에 실려

2019년 02월 11일(월) 16:24
백은하
‘의자’ 표지
[ 전남매일=광주 ] 이연수 기자 = “은폐되어 있었던 한국 현대사의 가장 아프고 숨기고 싶은 과거인 함평양민학살사건에 관해 이야기 해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1996년 ‘일간스포츠’ 신춘대중문학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백은하가 최근 발간한 소설집 ‘의자’(문학들 간)에 실려 있는 단편소설 ‘귀향’은 1950년 함평에서 일어났던 함평양민학살사건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함평양민학살사건은 1950년 12월 6일부터 1951년 1월 14일까지 함평에서 국군에 의해 민간인이 무려 1,164명이 학살된 사건이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국군 제11사단 20연대 2대대 5중대가 함평 월야면과 해보면, 나산면 등지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민간인 1,164명을 학살하는 국가폭력을 자행했다.

확인된 희생자만 1,164명으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이들을 더하면 희생자가 1,500명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소설 ‘귀향’은 국립대 연구교수인 재환이 ‘함평양민학살증언록’을 펴내는 과정을 담았다. 재환의 모든 노력은 인간의 망각에 대한 저항이자,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함이다.

‘귀향’에는 함평양민학살사건의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울게 하소서’라는 추모시가 등장한다.

“울게 하소서. 소리 내어 울게 하소서. 그들의 죽음을 온 천하에 드러내게 하소서. 초목과 반딧불까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목소리 높여 그들의 죽음을 추모하게 하소서. 울게 하소서. 그들의 아들딸들이 목소리 높여 울게 하소서.”

추모시를 직접 쓴 소설가 백은하는 차디찬 겨울 영문도 모른 채 목숨을 잃어야만 했던 이들을 생각하며 추모시를 썼다고 말한다.

송민우 문학평론가는 “폭력을 잊지 않겠다는 소설가의 의지는 그 자체로 윤리적이다. 그리고 그 윤리성을 오래 보존하는 것이 문학의 일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혼란한 시기 국가에 의해 자행된 국가 폭력이 분명하지만,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아픈 기억을 되뇌이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백은하 소설가는 “함평양민학살사건의 긴 은폐를 걷어내고 싶었다. 기억되지 못하고 암흑에 쌓여 있던 이야기들의 뚜껑을 열고 싶었다. 문학은 역사책이 기록하지 못했던 것, 권력자들이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 어둠 속에 묻혀 있었던 이야기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작업이다“고 밝혔다.
/이연수 기자         이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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