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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과 국민들의 평가

박원우 국장 겸 정치부장

2019년 02월 19일(화) 18:03
자유한국당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의 5·18 망언으로 광주가 들끓고 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일부 후보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지지표를 얻기 위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5·18을 이용한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말도 되지 않는 얘기가 나돌지만 이를 제재할 방안도 전무하다고 한다.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를 얘기한 고 조비오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전두환은 재판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골프를 즐기고 있다. 국민들의 수준을 대체 어떻게 보고 이런 작태를 보인단 말인가.

주말인 지난 16일 민주의 성지 광주 금남로에서는 5·18 망언을 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과 이를 방조한 자유한국당을 성토하는 궐기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5월단체와 광주시민 등 3,000여명이 참여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5·18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탓인지 참석자들의 눈에는 깊은 아픔과 분노가 서려 있었다. 광주시민들의 분노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법적으로나 역사적인 평가에서 민주화운동으로 확정된 5·18을 두고 북한 특수공작원들에 의해 자행됐다느니, 5·18유공자는 괴물이라느니 이런 망언을 쏟아냈으니 광주시민들의 맘이 얼마나 상했겠는가.

전당대회서 표 얻으려'망발'

사실 일부 세력이 이런 망언을 일삼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런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주장들이 이어져 나오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이번 자유한국당의 망언사태 이면에는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를 겨냥해 일부 후보들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극우 성향의 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5·18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번 망언사태 의원 중 한명인 모 의원의 경우 '5·18은 우파의 무기'라는 말로 5·18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5·18때리기로 뉴스의 관심을 끄는 일종의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일부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정치인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자신의 영달만 존재할 뿐이다. 5·18 피해자와 나아가 광주시민들이 받을 상처보다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되기 위해 소위 극우로 분류되는 이들의 표만 좇고 있는 모양이다.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좌우라는 이념적 성향보다는 지역감정에 기대어 표를 얻어보겠다는 추악한 심리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그리워하고 이를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이 아직껏 존재한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런 정치인들이 간과한 게 있다. 국민들의 수준이 이런 거짓 속임수에 현혹될 만큼 낮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런 수준 낮은 정치인들을 응징하려는 징후도 나타난다. 최근 5·18망언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정당별 지지도만 보더라도 그렇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을 조사한 결과 한국당의 지지율은 19%를 기록했다. 이는 2주 만에 다시 10%대로 떨어진 것이다. 민주당은 4주 만에 40%대를 회복했다. 5·18망언 사태와 꼼수 징계 논란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민주당은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국민들이라면 이런 추악한 정치인들에 대해 혐오감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들의 수준이 예전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정치인들이 쉽게 정치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지역감정의 골도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5·18 망언파동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용섭 광주시장이 주고받은 메시지에도 이런 변화는 잘 나타난다.

수준미달 정치인들 걸러내야

권 시장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5·18 망언에 대해 어제 이 시장에게 사과와 위로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광주시민께 깊은 상처를 드렸고, 한국당 소속 대구시장으로 광주시민들께 충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이용섭 광주시장도 "이런 문자를 보내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권 시장의 진정성과 대구시민의 깊은 형제애가 더 절절하게 느껴진다"고 화답했다. 지역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가 오랜 세월 다져온 '달빛동맹'의 위력이 나타난 것이다.

세상이 바뀌어 가고 국민들 수준도 높아지고 있는데 일부 정치인들의 수준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한숨만 나온다. 내년 총선에서는 이런 수준 미달의 정치인을 걸러내는 집단적 지성이 발휘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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