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 날씨 웰빙바람을 타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술을 마시고 음주 주행을 하는 ‘라이더’들이 잇따라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자전거 음주운전 적발시 범칙금을 부과토록 했지만, 실제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광주·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8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상태에서 자전거를 주행하면 범칙금 3만원이 통고처분 되고, 음주측정 거부시엔 경우 1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개정 전 도로교통법은 자전거 음주행위를 금지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단속 및 처벌조항이 없어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개정안에 단속·처벌 조항을 포함시켰다.

자전거 음주행위에 대한 단호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음주 주행을 하는 ‘라이더’가 기승을 부려 안전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광주 승촌보나 나주 죽산보 주변 등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인근 편의점 야외에 설치된 파라솔에서 자전거 동호회원들간 삼삼오오 모여 맥주나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을 쉽게 목격 할 수 있다. 또 최적의 라이딩 코스로 꼽히는 무등산국립공원 4수원지 주변에서도 산악 자전거 회원들의 음주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전거 라이더들의 음주행위에 비해 실제 단속 건수는 저조한 모습이다. 전남지역에서 법 개정 이후 자전거 음주주행으로 적발된 건수는 모두 11건에 불과하다. 자전거 음주행위에 대한 법개정은 이뤄졌지만, 현실에선 실효성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일선에서 단속업무를 하고 있는 경찰들은 시간과 인력대비 음주적발이 쉽지 않아 단속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대대적인 단속은 진행하기 어렵고, 지방청의 특별한 지시가 없는 한 경찰서에서도 자체적으로 음주단속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자전거 음주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다.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인 상태로 자전거를 몰다 적발되면 범칙금 3만원만 내면 된다. 일본의 경우 자전거 음주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독일은 자동차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내리는 등 강력한 조치에 비해 허술한 실정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로 규정돼 자전거 주행자는 차량운전자에게 적용되는 기본적인 교통 법규를 지켜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자전거가 사람을 치면 차량과 동일한 법규정으로 적용된다”며 “따라서 자전거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다치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처벌과 제도적 보완과 함께 자전거 음주주행을 하면 인명사고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교통안전공단 한 관계자는 “자전거는 시속 30㎞ 속도를 내는 빠른 교통수단이다”며 “자전거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교통법규 준수는 물론 운전자로서 책임의식과 준법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