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무안]정근산 기자=여수 경도와 함께 전남 관광의 핵심 축으로 기대를 모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화양지구 개발사업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1조4,000억여원을 투입, 대규모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던 사업자 측의 약속이 10년 넘게 지켜지지 않고 있고, 신규 투자를 위한 국제공모 등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개발사업이 답보상태에 머문 사이 수십억원대 지방세 감면과 500억원대 도로개설 등 각종 지원이 이뤄져 부동산만 사들인 기업에 특혜만 줬다는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

24일 전남도와 광양만청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03년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일대 9.99㎢(302만평)을 경제자유구역으로 고시했다.

이후 지난 2006년 일상해양산업㈜과 협약을 맺고 화양지구 일대에 2015년까지 1조4,435억원을 들여 대규모 복합관광단지를 개발키로 했다. 화양면 장수리와 화정면 사도~낭도 일대를 5개 지구로 나눠 마리나비치, 골프장, 호텔·리조트 등을 건립, 세계적인 종합 해양관광레저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게 협약의 골자다.

하지만 애초 협약 완료일까지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2020년으로 투자 기한이 연장됐지만 지금껏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일상해양산업이 투자한 금액은 1,900억여원. 이마저도 토지매입비(734억원)와 각종 용역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실제 관광시설 등에 투자된 금액은 지난 2012년 조건부 등록을 통해 영업에 들어간 18홀 디오션CC(1,087억원)와 연수원(62실·153억원)이 전부다.

일상이 전체 사업부지의 70%인 200만평을 매입했는데 이 가운데 골프장과 연수원 등 실제 투자는 전체계획의 15% 수준에 그친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여수시 도시계획공동위에서 개발계획이 심의·의결돼 사업 재추진의 기대를 키웠던 콘도와 컨벤션홀 건립도 주춤거리고 있다. 일상측은 331실 규모의 콘도와 2,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컨벤션홀 건립 등을 포함한 1,240억원 규모의 사업 계획을 내놨지만, 지난 20일 열린 전남도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재검토 판정을 받아 보류됐다.

건축위원회는 디자인 불성실 등 전체 계획 미비를 이유로 재검토 의견을 냈고, 건축위 재심의와 실시계획 변경, 건축허가 등 절차를 감안하면 애초 계획한 올 상반기 착공은 물건너 갔다.

신규 투자자 모집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진행한 국제공모도 지금껏 별다른 입질이 없는 상황이다.

주춤한 개발사업과 달리 그동안 각종 지원은 이뤄져 전남도와 광양만청이 대기업의 부동산 투자에 특혜만 줬다는 불편한 시선도 나온다.

일상측이 사업부지를 매입하면서 감면받은 지방세만도 취·등록세와 재산세를 포함해 18억여원에 달하고, 투자활성화 명목으로 국·도비 492억원이 투입된 화양지구 간선도로(7.78㎞) 공사도 2017년 마무리됐다. 조건부로 영업이 들어갔던 골프장도 지난 2016년 일부 준공 처리됐고, 연수원은 일반인이 이용할 수 없는 시설이다.

전남도의회 이광일 의원은 “화양지구는 경도와 함께 남해안 관광산업의 획기적 발전을 견인할 지역이지만, 10년 넘게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며 “간선도로 개설 등 각종 지원이 이뤄진 만큼 전남도와 광양만청이 사업 시행자의 실질적 투자 실행을 독려하고, 부동산투자이민제 등을 활용해 국내외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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