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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의 안하무인격 지역 상생 외면
2019년 04월 09일(화) 18:38
강성수 국장 겸 사회부장
한국전력이 배구단 연고지 계약을 수원시와 다시 체결했다는 소식이다. 한전 측은 지난 5일 박향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장에게 남자프로배구 ‘빅스톰배구단’의 재계약 사실을 통보했다고 한다. 그마저도 문서나 유선전화도 아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한 일방적 고지였다니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전은 수원시와의 재계약에 앞서 배구단 유치에 힘을 기울여온 광주시와 어떤 협의 등도 하지 않았다.

한전의 이같은 결정은 이용섭 광주시장이 배구단을 찾아 연고지 이전에 대한 지역민의 간절한 희망을 전달한 뒤라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실 이 시장은 지난 3일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한전 배구단 전용체육관을 직접 방문해 선수단과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이 시장의 방문은 수원시의 연고지 계약이 이달 말 완료됨에 따라 지난달 20일 유치의향서를 제출하고 전방위적으로 유치활동을 펼치기 위한 일환이었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한전 본사가 2014년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함에 따라 배구단도 광주로 와서 ‘우리 배구단’이 되기를 150만 광주 시민이 바라고 있다”며 “한국 배구 역사의 최초 구단인 한전배구단이 최고의 실력을 가진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한전배구단이 광주로 이전하면 호남권 유일의 프로배구단으로 광주를 포함한 전남‧북까지 520만 시·도민을 빅스톰 팬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배구선수로 뛸 만큼 배구를 좋아하는 시장으로서 한전배구단을 적극 응원하고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 염원 무시에 민심 ‘부글부글’

광주시는 또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을 지난 8일 한전 본사로 보내 배구단이 광주로 이전될 경우에 대비한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설명할 요량이었다. 지원내용은 최적의 조건에서 훈련과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전용경기장과 훈련장을 확보하고, 선수단 숙소 및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광주시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수원시와 연고지 계약을 다시 체결하면서 지역 내 각급 기관·단체가 강력하게 성토하고 있으며, 광주 민심도 부글부글 들끓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150만 광주시민을 무시하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과 동떨어진 한전은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의회는 또 한전은 기습적으로 수원시와 연고지 재협약을 체결한 것은 광주 시민의 소망을 외면한 것이며, 광주시와의 상생발전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시 구청장협의회도 같은 날 한전이 배구단 연고지를 수원으로 선정한 것은 지역균형발전을 외면하고 광주 시민의 염원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한전배구단 연고지 수원 선정은 한전을 비롯한 한전KDN 등 에너지 공기업이 빛가람혁신도시로 이전한 지 4년이 지났음에도 실질적 이전이 아직 요원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빅스톰’ 연고지 광주 이전 당연

한전 배구단 연고지 유치를 추진해 왔던 광주시배구협회도 허탈함과 서운함을 나타냈다. 배구협회는 한전 배구단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수원과 3번째 연고지 협약을 체결한 것은 정치적 논리를 떠나 광주 배구계의 수모이자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은 처사라고 비난했다.

광주시도 지난 7일 지역 상생발전을 외면한 것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김옥조 광주시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연고지 협약이 4월 말에 끝나는데도 광주시와 정상적인 협의 절차를 무시한 채 지난 5일 짜인 각본처럼 기습적으로 수원시와 재협약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이용섭 시장이 선수들까지 만나 연고지 이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설명하고 돌아온 지 이틀 만에 철통 보안 속에 전격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은 균형발전과 시민의 열망을 외면한 것이고, 본사와 프로팀 동일지역 존치라는 순리에도 어긋난다고 질타했다.

한전의 수원 연고지 재협약으로 광주 민심은 격앙된 분위기다. 당초 밝힌 연고지 이전 협의절차를 아예 무시한 데다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재협약을 체결한 뒤, 기습통보한 것에 대한 분노로 읽어야 한다.

한전 이호평 관리본부장이 지난 8일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실을 방문하자 광주시체육회·장애인체육회·배구협회 간부와 회원들이 부시장실 앞에 몰려가 항의시위를 한 것도 지역 민심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을 한전은 되새겨야 한다.

한전은 한국도로공사 배구단이 연고지인 김천으로 이전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교훈 삼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배구단 연고지를 광주로 이전해야 할 것이다.
/강성수 국장 겸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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